9회 강판 때 관중석을 처음 봤다…‘완봉 무산’ 에이스, 107구의 집중력

“9회 내려올 때가 되어서서야 많은 팬들이 온 줄 알았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선발 등판해 8⅔이닝 107구 6피안타 2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반즈는 완봉승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8회까지 투구수는 92개. 완봉까지 무리는 없었다. 그러나 완봉승이라는 기록은 반즈를 향해 웃어주지 않았다. 9회 1사 후 황재균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2사 3루가 됐지만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2사 1,3루 위기로 증폭됐다.

결국 롯데 벤치는 반즈를 마운드에서 내리는 선택을 했다. 반즈의 완봉은 물건너 갔다. 완봉 대신 승리를 챙기는데만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반즈는 “박병호 선수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투구수가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오늘 나의 등판도 끝에 다다른 것을 느꼈다”라면서 “당연히 완봉을 못한 것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라며 강판 당시 소회를 전했다.

이날 KT는 반즈를 상대로 우타 일색의 타선을 꾸렸다. 리드오프 조용호를 제외하면 8명이 우타자로 배치됐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이 4푼5리에 불과했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할4리까지 올라갔기 때문.

그러나 우타 일색의 타선을 맞이해서도 반즈는 자신감 있게 피칭을 펼쳤다. 최고 146km의 포심(26개)과 투심(17개), 그리고 체인지업(32개)을 주무기 슬라이더(24개)보다 더 많이 구사하면서 KT의 우타 라인을 상대했다. 여기에 커브(8개)를 곁들였다.

부담이 될 수 있었던 상대의 표적 라인업이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서도 등판할 때마다 우타자가 많은 라인업을 상대했다. 피칭에 방해되지 않고 상관 없이 잘 던질 수 있었다”라면서 “자신감 있게 던졌고 그날 상황에 따라서 좋은 구종을 쓰려고 한다”라면서 “오늘은 지난 등판 때 5이닝 동안 투구수가 100개로 빠르게 늘어나서 공격적으로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투심과 체인지업 그리고 때때로 슬라이더를 던져서 상대했다”라고 전했다.

홈에서의 첫 등판. 그 어느 때보다 집중했다. 9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올 때가 되어서야 1루 측의 많은 관중들을 확인했다. 그는 “앞선 3경기 모두 원정 등판이었다. 그래서 오늘 홈경기 등판을 기다렸다”라면서 “오늘 경기에서 집중하느라 많은 팬들이 오신 줄은 몰랐는데 9회말 마운드를 내려올 때 많은 팬들이 온 것을 확인했다. 기뻤고 팬들의 에너지를 느껴서 너무 좋았다. 또 커리어에서 기립박수는 처음이었다.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흥분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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