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어떻게 참사 전문 조직이 됐나?
정몽규 회장, 4선 욕심에 잇단 무리수
클린스만 발탁으로 여론 뭇매…협회 내 프로세스와 시스템도 파괴
카타르 도하는 2개월여 만에 또다시 한국 축구가 뼈아픈 역사를 새겨야 하는 참사의 현장이 됐다.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 체제의 축구 국가대표팀(이하 A대표팀)이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조별리그부터 졸전을 거듭하다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완패하며 64년 만의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결국 결승 진출 실패 후 11일 만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지만, 1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클린스만 사단의 위약금은 거대한 재정 부담을 남겼다.
그리고 도하의 4월은 변함없이 한국 축구에 잔인한 달이 됐다.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나선 황선홍호는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조별리그에서 UAE·중국·일본을 연파했지만 인도네시아와 맞붙은 8강전에서 한국은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가다 승부차기 끝에 패하고 말았다. 인도네시아를 이끄는 수장이 신태용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었기에 씁쓸함은 더 컸다. U-23 아시안컵 조기 탈락으로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9회 연속 이어온 본선 진출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최근 5차례 올림픽 중 4차례나 8강에 올랐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따며 세계적인 강호로 올라섰다. 남자축구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며 파리올림픽에 나서는 단체 구기종목은 여자핸드볼만 남게 됐다.
4월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패배하며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잇단 축구외교 참사…鄭 '국제축구계 왕따'
2021년 정몽규 회장은 3선에 성공하며 자신의 임기를 2024년까지 늘렸다. 3기 집행부를 열면서 정 회장은 앞선 8년 동안 무너진 한국 축구 외교력 회복에 방점을 뒀다. 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활약한 사촌형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FIFA 부회장으로 다년간 활약하며 국제축구계의 거물로 군림한 반면 정몽규 회장은 2019년 FIFA 평의회 위원 만기를 끝으로 국제축구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못했다.
2022년 중국이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반납한 2023년 아시안컵 개최권 획득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주요 대회가 중동에서 잇달아 개최되는 흐름을 바꿔 아시아 축구에 기여한다는 외적인 명분에, 반세기 넘게 정상에 서지 못한 한국이 홈에서 트로피를 드는 실리적 이득을 얻겠다는 의도였다.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도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와 더불어 적극적인 관심을 쏟으며 아시안컵의 한국 개최를 후방 지원했다.
명분에서 앞선다며 박빙을 자신했던 대한축구협회의 예상과 달리 2022년 10월 발표된 아시안컵 개최권은 카타르에 손쉽게 넘어갔다. 한국의 완패로 알려졌다. 4개월 후 정몽규 회장은 AFC 총회에서 치른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재출마했지만 7명 중 6위에 그치며 2연속 평의회 진입에 실패했다. 잇단 국제외교 참사에 정 회장이 국제축구계에서 왕따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한 달 후 대한축구협회는 또 한 번의 헛발질을 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념해 국내 축구인들의 통합을 위한다며 대대적인 사면을 선포한 것이다. 문제는 이 사면 대상에 축구의 근간을 흔든 승부조작 사범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축구팬들을 중심으로 한 거센 여론의 반발에 기습 사면은 철회됐지만, 이때부터 정 회장이 2024년으로 끝나는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행보를 거듭한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4선에 대한 욕심은 잇단 무리수를 불렀다. 한국 축구의 업적을 정 회장 개인의 공으로 돌리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021년 7월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리 주체인 전력강화위원회를 관련 업무에 대해 조언을 하는 객체로 전환시키는 정관 개정을 조용히 진행했다. 사실상 전력강화위원회를 거수기로 만들고, 정 회장의 의중에 따라 감독을 선임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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