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러시아 국적 선수, 그들도 퇴출시켜야할까
[스포츠경향]
프로축구 전북 현대 공격수 일류첸코,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오레올 카메호. AFC, 연합뉴스
국가가 잘못한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 게 바람직할까. 그게 불가피하다면, 개인이 어디까지 손해를 감수해야 할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차원에서 국제 스포츠 단체들이 내린 러시아 선수, 러시아대표팀 국제대회 출전 제한에 대해 생긴 논란이다. 국내에도 러시아 국적 선수가 있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지금까지 러시아 선수, 러시아대표팀, 러시아클럽팀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조치를 내린 단체는 여러곳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종 대회 주최 측에 러시아, 벨라루스의 국제대회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러시아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러시아는 월드컵, 유럽챔스리그에 나가지 못한다. 국제럭비대회에서도 러시아 출전이 불허됐고 러시아는 2023년 럭비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 국제테니스연맹(ITF)는 국가대표대항전에 러시아 출전은 불허했지만 러시아 선수가 개인자격으로 투어에 뛰는 건 허용했다.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은 남자단식 세계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여자 단식 세계 4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출전을 최근 금지했다.
이처럼 러시아 대표팀, 러시아 선수에 대한 출전제한 조치는 종목별로 다소 다르다. 러시아국가대표팀 출전을 막는 곳은 많다.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대회도 대부분 취소됐다. 러시아 선수 출전을 완전 금지하는 종목도 있지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건 허용하는 곳도 적잖다. 유럽 각국 축구리그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이 대부분 그대로 뛰고 있다. 정리하면, 러시아를 대표해 출전하는 단체전 성격 대회, 러시아를 상징하는 슈퍼스타 출전이 제한된 정도다. 국가대표팀과 글로벌 스타들이 국제스포츠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한국프로스포츠에서도 러시아 국적 선수가 몇몇 있다. 대표적인 게 프로축구 전북 현대 공격수 일류첸코(스타니슬라프 일류첸코)다. 아버지는 러시아계 독일인, 어머니는 러시아인이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일류첸코는 어릴 때 독일로 이주해 독일 국적을 얻었다. 그는 독일, 러시아 복수국적자다. 한국으로 올 때 독일 여권을 썼고 등록도 독일 선수로 했다. K리그에서 일류첸코 국적은 독일로 돼 있다.
국내프로배구에서는 최근 현대캐피탈로부터 지명받은 오레올 카메호(36)가 러시아 국적이다. 카메호는 쿠바에서 태어났고 한국, 러시아, 카타르, 터키 등에서 활동했다. 카메호는 2018년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팀 소속으로 러시아 국적을 얻었다. 카메호는 쿠바 대표팀으로 뛴 적은 있지만 러시아 대표로는 뛴 적은 없다. IBK기업은행이 선택한 아나스타샤 구르바노바(33)도 아제르바이잔에서 태어난 러시아 복수 국적 선수다. 한 프로사무국 관계자는 “토너먼트 대회, 국가대표 대회 등은 단발성 대회지만 리그에서 뛰는 경우는 직장이라고 봐야한다”며 “리그에서도 러시아 선수라고 퇴출한다면 생계까지 끊는 꼴”이라고 말했다.
조성식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스포츠산업학과 교수)은 “축구 등 국가 상징성이 큰 종목, 종목에 관계없이 국가대표선수의 경우에 제재가 나름 정당성을 가진다”며 “또 선수 개인이 국가를 상징적으로 대표적인 슈퍼스타라면 제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학장은 “그러나 상징성, 대표성이 떨어지는 선수를 러시아 국적이라고 뛰지 못하게 하는 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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