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득점 가능한 경기였는데… 또 불거진 '볼터치 미숙' 문제

황희찬(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팀 벤투의 전반적인 경기력은 준수했다. 아슬아슬한 한 골 차 승리에 그친 건 미숙한 볼 터치 때문이었다.

7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가진 한국이 레바논을 1-0으로 꺾었다.

팀 벤투는 '에이스' 손흥민이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고, 황의조가 벤치에서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경기를 지배했다. 손흥민 대신 왼쪽 측면에 선 황희찬이 '황소 드리블'로 측면을 여러 차례 깨부쉈다. 일대일 대결에선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뛴 조규성은 수비를 등지는 플레이와 함께 전방으로 침투하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반전은 거의 상대 진영에 머물렀다. 레바논은 전원 수비 전술과 함께 침대축구를 통해 시간 지연행위를 지속했다. 이 가운데도 선수들은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측면과 중원의 연계플레이를 통한 빈틈 찾기 작업을 계속했다.

실제로 페널티박스 침투까지 잘 이뤄졌다. 공간으로 파고드는 과정을 반복하며 슈팅까지 여러 차례 만들었다. 전반 16분 이재성이 아크 부근에서 찔러준 공이 조규성을 지나쳐 황희찬에게 연결됐다. 골키퍼 정면에서 때린 슈팅이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전반 25분 이동경도 페널티박스에서 기회를 잡아 상대 수비수를 벗겨낸 뒤 슈팅을 때렸는데 이번에도 골키퍼가 막아냈다. 전반 41분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가 나상호에게 찔러준 패스도 위협적이었다.

권창훈의 결승골 역시 완벽한 합이 맞아떨어졌기에 이뤄졌다. 후반 14분 수비진영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김민재가 공격진영으로 쇄도하는 왼쪽 풀백 홍철에게 정확한 롱패스를 차 줬다. 홍철은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져들어가는 황희찬에게 다시 공을 찔러줬다. 상대 센터백이 황희찬을 압박하기 위해 따라가며 빈틈이 발생하자 해당 공간으로 권창훈이 질주했다. 황희찬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려줬고 권창훈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매끄러운 빌드업 과정이 뒷받침됐고, 빈틈을 파고드는 움직임까지 완벽했다.

다만 경기력에 비해 단 한 골에 그친 점은 아쉬웠다. 실수를 줄였다면 다득점도 가능한 경기였다. 전반 21분 홍철의 낮은 크로스가 페널티박스로 쇄도한 황희찬에게 매우 정확하게 연결됐다. 수비 압박도 헐거웠다. 그러나 첫터치가 안 좋았다. 발에서 멀리 떨어진 공은 라인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2분 뒤 속공 상황에서 이재성이 이용에게 찔러준 패스도 부정확했다. 전반 45분 나상호가 역습을 위해 시도한 방향 전환 패스는 동료 근처로도 안 갔다.

실수 때문에 실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후반 6분 황인범이 수비진영에서 받은 공이 또 너무 멀리 튀었다. 상대가 공을 가로채 전진하자 실수를 만회하려던 황인범이 파울을 범했다. 하산 마투크가 좋은 위치에서 때린 프리킥은 김승규가 잡아냈다.

지난 이라크전 때부터 거론됐던 세밀한 플레이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벤투 감독이 원하는 방식대로 공간을 만들어도 패스가 부정확하거나 마무리가 되지 않는 등 조금씩 엇나갔다. 상대 수비가 밀집한 좁은 공간에서 마지막 선택이 아쉬울 때가 자주 보였다.

벤투 감독 역시 전체적인 경기력은 만족스러우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털어놨다. 경기 종료 뒤 기자회견에서 "경기력이 좋았다. 득점 전까지 공격 진영에서 많은 시간을 썼다. 오늘은 다양한 유형의 공격 패턴을 구사했다. 미리 파악한 상대의 전략을 고려해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통한 공간 창출을 잘했다"면서도 "골이 적어 아쉬웠다. 다득점이 나왔어야 하는 경기였다. 더 효율적이었다면 전반전 안에 승패를 결정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기사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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