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세 마리 토끼 다 잡았다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포스트시즌에서의 유리한 포석에도 성공하는 한편, 노우모리 케이타의 대기록, 그리고 정규리그 마지막 팬 서비스까지 시즌 최종전을 완벽하게 마무리 했다.

KB손보는 30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시즌 최종전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5-16, 23-25 32-34 22-25)로 패했다. 봄 배구 무산 위기에 몰린 한국전력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승점 56(20승 16패)을 확보, 3위 우리카드(승점 59)와 승점 차를 3으로 줄이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프로배구는 3, 4위 승점 차가 3 이하면 준PO가 열린다. 이로써 한전은 다음 달 1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단판으로 준PO를 펼친다. 한전이 포스트시즌엔 진출한 건 2016~17시즌 이후 5시즌 만이다.

KB손보는 패했지만, 얻은 소득이 더 많다.

일단, KB손보가 바라던 준PO가 성사됐다.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KB손보는 3위 혹은 준PO승자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준 PO가 열리지 않으면 3위 우리카드가 체력을 비축한 상태에서 PO에 오르기 때문에 KB손보 입장에선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KB손보는 준 PO가 열리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날 2세트 중반까지만 주축 선수를 투입했다.

케이타가 득점한 후 경기장에 누워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시에 팀의 기둥인 케이타는 이날 24득점을 추가하며 한시즌 역대 최다 득점(1,285득점)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레오(OK금융그룹)가 삼성화재 시절인 2014~15시즌에 세운 1,282점이었다. 케이타는 1세트에서만 공격점유율을 무려 92.3%나 가져가며 16득점을 올렸고, 2세트에서도 8득점을 올린 뒤 중반 이후 교체됐다. 그는 2세트 12-14에서 후위공격을 성공하며 1,293번째 득점을 올린 뒤 두 팔을 들고 포효하며 대기록 작성을 자축했다.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맞춰 케이타에게 휴식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선수가 찾아와 최다 득점 기록을 깨고 싶다고,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의정부체육관을 찾은 KB손보 홈 팬들에게도 확실한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이날 관중들은 케이타의 대기록이 작성되자 일제히 기립박수로 반겼다. 또 케이타와 교체 투입된 한국민은 18득점에 공격성공률 64%를 찍으며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아울러 PO에서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는 한전을 상대로 가볍게 전력을 점검한 의미도 있다. 후 감독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라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했다”면서 “향후 PO에 한전이 올라올 가능성이 있어 대비 차원에서 (1세트에선 베스트 멤버로) 맞붙어봐야 한다는 이유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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