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PS 탈락, 눈물로 떠나는 스타의 폭로 "단장과 4년간 말도 안 해"
[OSEN=이상학 기자] 시애틀 매리너스가 20년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중 최장 기간 불명예 기록과 함께 프랜차이즈 스타가 작별 인사를 고했다. 시애틀의 간판 3루수로 11년을 활약한 카일 시거(34)가 눈물을 흘렸다.
시애틀은 4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3-7로 패하며 와일드카드 희망이 사라졌다. 18년 만에 90승(72패) 시즌을 보냈으나 아깝게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2002년부터 무려 20년째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경기 후 "팀 전체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플레이오프로 가는 마지막 선을 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우리 미래는 매우 밝다"고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나 시애틀의 미래를 함께할 수 없는 선수에겐 슬픔 그 자체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게 유력한 시거가 그 주인공. 서비스 감독은 승부가 기운 9회 수비 이닝 중 3루수 시거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시거가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마지막 인사할 시간을 줬다.
동료들과 한 명씩 모두 포옹을 하며 눈시울을 붉힌 시거는 4만4229명 관중들의 환호에 모자 벗고 두 손 들어 답례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시애틀 구장 관리 요원도 3루 베이스를 뽑아 시거에게 기념으로 전했다.
지난 2011년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시거는 올해까지 11년 통산 1480경기를 뛰며 타율 2할5푼1리 1395안타 242홈런 807타점 OPS .763을 기록했다. 시애틀 프랜차이즈 역대 경기, 홈런, 타점 모두 4위 기록. 2014년 올스타에 오르며 골드글러브를 받고 최고 시즌을 보냈다. 올해 35홈런 포함 20홈런 시즌만 9번으로 꾸준히 시애틀의 중심타선을 지켜왔다.
하지만 내년 시즌 연봉과 인센티브 포함 시거에 대한 2000만 달러 팀 옵션을 갖고 있는 시애틀은 이를 행사하지 않고 바이아웃 200만 달러를 지불하고 그를 떠나보낼 예정이다.
올 시즌 개인 최다 35홈런 101타점을 올린 시거는 그러나 타율 2할1푼2리 OPS .723으로 생산력은 크게 떨어졌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감안해시애틀은 2000만 달러 거액을 지불하지 않기로 했다. 시거와 팬들 모두 이날 가을야구 탈락과 함께 마지막 순간을 예감했고, 11년 정든 팀을 떠나게 된 그는 감정이 크게 북받쳐 올랐다.
[사진] 카일 시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기 후 시거는 "9회 시작 전 (와일드카드 경쟁팀)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기고 있는 것을 보고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팬들의 구호를 듣고는 감정이 격해졌다.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했지만 팬들의 환호가 더 커졌다.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며 "시애틀에 있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경기에 뛰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최선을 다했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을 도와 팀이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에 대해선 섭섭함을 토로했다. 시거는 "내년 거취와 관련해 디포토 단장으로부터 그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아마도 4년간 디포토 단장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았다. 홀에서 만나도 그냥 지나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11년을 뛰었지만 디포토 단장의 푸대접에 아쉬움을 크게 나타냈다. 디포토 단장은 지난 7월말 마무리투수였던 켄달 브레이브맨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선수단에 충분한 설명, 전달을 하지 않고 일을 진행해 내부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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