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10’서 사라지는 30대 골퍼들 … 33세 박인비가 최고 상위랭커

박인비. <사진 신화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 <사진 AFP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 우승상금인 360만 달러(약 44억원)를 거머쥔 캐머런 스미스(28·호주)는 세계랭킹에서도 10위에서 6위로 올라서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주 만해도 6위 자리는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의 몫이었지만 7위로 한자리 물러나면서 스미스에게 양보하게 됐다.

최근 남녀 세계랭킹 변화를 보면 30대 베테랑들이 20대 젊은 골퍼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점점 후퇴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현재 남자골프 세계랭킹 10위 이내 30대 골퍼는 매킬로이와 10위 더스틴 존슨(37·미국) 둘 뿐이다. 순위도 점점 밀려 6위까지 자리는 모두 20대에게 물려줬다.

남자골프 세계 1위 욘 람(스페인)이 27세이고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 25세, 3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24세,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 29세, 그리고 5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도 25세다. 8위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9위 잰더 슈펠레(미국)도 1993년생으로 28세 동갑내기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톱10’에는 박인비(33)만 30대이고 나머지 9명은 모두 20대 젊은 골퍼들이다. 박인비 다음으로 순위가 높은 30대 골퍼는 16위에 올라 있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로 그의 나이는 올해 34세가 됐다. 여자골퍼 세계랭킹 상위 15명 중 2명을 뺀 13명이 20대 골퍼인 것이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을 필두고 2위 넬리 코르다(23·미국), 3위 리디아 고(24·뉴질랜드), 4위 이민지(25·호주), 5위 대니엘 강(29·미국)까지 ‘빅5’가 모두 20대 골퍼들이다.

세계 7위 김세영(29), 8위 하타오카 나사(23·일본), 9위 사소 유카(20·일본), 10위 렉시 톰프슨(27·미국), 11위 브룩 헨더슨(24·캐나다), 12위 김효주(26), 13위 패티 타와타나낏(22·태국), 14위 아타야 티띠꾼(20·태국), 15위 후루에 아야카(21·일본)까지 20대 젊은 골퍼들이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휩쓸고 있다.

남녀를 통틀어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30대 프로골퍼는 여자골프 세계 6위에 올라 있는 박인비다. 박인비가 얼마나 자기 관리를 잘하고 뛰어난 골퍼인 지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다.

여자골프 무대에서 20대 골퍼들이 주도권을 잡은 지는 오래됐지만 남자골프 무대에서 30대 골퍼들이 이처럼 힘을 못 쓰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많은 대회를 뛰고 다양한 코스를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정상급 골퍼가 될 수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패기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이제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 부족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예전의 젊은 선수들이 많은 시간과 경험을 투자해 베테랑들과 힘겹게 경쟁했던 것과 달리 지금 젊은 골퍼들은 이미 알려진 다양한 정보와 첨단 기법의 기술을 통해 쉽게 투어에 적응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 전장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것도 300야드 이상 장타를 쉽게 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 여자 친구나 가족이 생긴 30대 톱랭커들이 골프 이외에 다양한 ‘행복 찾기’에 나서는 것도 20대 남자골퍼 득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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