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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빵을 버릴 KGC인삼공사, 이소영과 새로운 배구를 선택하다



2021~2022시즌 V리그가 10월 16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아직 일상 복귀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남녀부 14개 구단은 구슬땀을 흘리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배구담당기자들이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각 구단의 훈련장을 찾았다. 비 시즌 훈련의 성과와 새로운 퍼즐 맞추기의 결과, 각 팀의 장단점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 이소영 영입 효과, 새로운 배구를 선택할 기로에 서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팀의 주축인 FA선수 3명을 모두 주저앉혔다. 이영택 감독이 새벽에 목포까지 찾아가서 다른 팀의 러브콜을 받았던 세터 염혜선의 사인을 받아냈고 또 다른 팀에서 탐냈던 리베로 오지영, 베테랑 센터 한송이까지 모두 품에 안았다. 전체 1순위 외국인선수 디우프까지 잔류시키면서 원했던 퍼즐을 완성한 결과는 시즌 5위였다.

디우프가 963득점(득점 1위)으로 변함없이 팀 공격을 주도했지만 레프트에서 9명의 선수가 565득점에 그쳤다. 센터 한송이, 박은진이 391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공격의 좌우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시즌 첫 경기에서 센터로 변신한 기대주 정호영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것이 뼈아팠다. 시즌 막판에는 주전세터 염혜선이 손가락 부상을 당해 추격할 힘을 잃어 버렸다.

몇 년째 외국인선수에게 집중되는 공격을 해소하려고 애써온 KGC인삼공사는 마침내 이번 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에서 FA선수로 이소영을 영입했다. 2007년 김사니, 2018년 최은지에 이어 팀 통산 3번째 FA영입이다. 들어온 만큼 나가는 것도 있었다. 보상선수로 리베로 오지영이 빠져나갔다. 믿었던 디우프마저 이탈리아 리그로 복귀했다. 수지타산의 결과가 궁금하다.

● KOVO컵에서 드러난 약점, 리시브 불안

이영택 감독은 의정부 KOVO 컵에서 팀의 현실을 직면했다. 2020도쿄올림픽 멤버 이소영이 어깨부상으로 뛰지 못한 가운데 조별리그 2연패로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리시브 불안이 크게 노출됐다. 새로 리베로를 맡을 채선아와 노란이 오지영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팀플레이의 중심 역할을 해줄 이소영마저 빠지자 약점이 더 크게 보였다. 기대했던 박혜민도 실전에서 흔들렸다. 정규리그 개막까지 이 문제 해결이 인삼공사의 숙제다.

이영택 감독은 2인 리베로와 단독 리베로 방안을 지금 테스트 하고 있다. 채선아와 노란은 KOVO컵 이후 매일 야간훈련을 자청해 리시브 연습을 하고 있다. 채선아가 리시브에서 노란은 디그가 강점이지만 2명이 역할을 나눠서 들어갈 경우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2명을 세트마다 번갈아 기용해가며 해법을 찾고 있다. 다행히 이소영이 추석 무렵부터 훈련에 참가하면서 리시브는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감독은 레프트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 신장과 파워가 좋은 고의정, 이선우 카드도 검토했지만 최근에는 리시브가 더 탄탄한 박혜민에게 눈길을 주고 있다. 주전경쟁은 시즌 내내 계속될 것이다. 눈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설거지를 잘하는 이소영이 레프트에서 공격은 물론이고 다양한 역할을 해줘야 KGC인삼공사는 봄 배구를 향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 사진|KGC인삼공사 배구단

● 디우프가 남긴 그늘 옐레나는 채울 수 있을까


지난 2시즌 동안 KGC인삼공사는 디우프가 이끄는 팀이었다. 플레이의 중심은 디우프였다.

의존도가 너무 크다보니 정작 팀과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가 무엇인지 알기 힘들었다.

계약기간 마지막인 이영택 감독은 새 외국인선수 옐레나와 함께 자신만의 배구를 보여줘야 한다. KOVO컵 때는 다양한 시도가 보였다. 레프트의 파이프공격도, 팀의 장점인 3명 센터(박은진, 한송이, 정호영)를 이용해 상대공격을 압박하는 변칙 시스템도 테스트했다. 세터의 연결높이를 낮춰 더 빠른 배구도 시도해봤다. 지난 시즌 센터로 변신한 첫 경기에서 큰 부상을 당했던 정호영이 얼마나 정상으로 돌아왔는지가 변수지만 팀의 장점은 중앙의 높이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눈을 뜬 박은진과 염혜선, 이소영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외국인선수만 바라보던 단순한 배구에서 탈피할 수는 있다.

옐레나는 실전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이영택 감독은 “주위로부터 걱정되는 말들을 들었지만 나쁘지 않다. 파워도 있다. 물론 디우프만큼은 아닐 것이다. 우리 선수들도 그 사실을 잘 안다.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23세로 한창 배구를 배워갈 나이다. 그 나이또래답게 발랄하고 동료들과도 편하게 잘 지낸다. 입도 짧지 않다. 터키리그에서의 경험도 있다. 아직은 힘으로 꽂아 때리려는 버릇을 고치지 못해 잘할 때와 못 할 때의 차이가 크다. 감독으로서는 쉽게 계산이 서지 않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 염혜선 이소영 박혜민이 해줘야 할 것들


인삼공사 선수들은 9월 23일부터 이틀간 종합검진을 받았고 30일에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염혜선은 KOVO컵을 마치자마자 손에 박힌 철심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소영과 염혜선이 함께 하는 추석 무렵부터가 사실상 제대로 된 시즌준비의 시작이었다.

대표팀에 선수들이 차출된 기간에는 알차게 체력훈련을 했다. 강원도 동해에서 실시했던 체력훈련 때는 많은 러닝훈련을 하며 선수들이 한계를 넘었고 시즌을 버틸 기초체력도 다졌다. GS칼텍스에서 팀을 옮긴 박혜민은 셔틀런(짧은 거리의 왕복달리기) 기록 120개를 넘기며 팀 내 최고의 강철체력임을 입증했다. 이소영을 잘 따르는 그는 새 팀에서 이적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염혜선이 가세해 팀의 중심축을 만든다. 염혜선은 도쿄올림픽 4강팀의 주전세터라는 자부심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동료들과 마음을 열고 원 팀이 되도록 만든다면 팀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후배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이소영은 훈련 때 격려도 하고 때로는 쓴 소리로 구심점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외국인선수와의 친화력만큼은 전 세계 톱클래스에 들 염혜선이 옐레나의 능력을 살려줄 수 있다면 팀의 공격지수는 더 높아갈 것이다. 이영택 감독은 “외국인선수에게 억지로 맞춰주려고 하지 말고 네가 편한 방식으로 올려주고 옐레나가 따르게 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시즌 디우프와 연결방식을 놓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염혜선을 위한 큰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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