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4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14승(10패)째를 수확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조기강판 부진을 털고 모처럼 선발투수의 역할을 해냈다. 2회까지 삼진 4개를 포함해 단 6타자만을 상대했고, 5-0으로 앞선 3회 솔로포, 11-1로 리드한 5회 1사 1, 2루서 야수 실책으로 실점했지만 이전 경기와 달리 체인지업과 커브를 이용한 범타유도능력이 돋보였다. 여기에 타선의 넉넉한 지원까지 받으며 77개를 던지고 마음 편하게 마운드를 넘겼다.

류현진과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볼티모어를 12-4로 꺾은 토론토. 그러나 가을행 티켓은 찾아오지 않았다. 같은 시간 뉴욕 양키스가 탬파베이 레이스에 끝내기승리를 거두며 먼저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차지했고, 보스턴마저 워싱턴전 7-5 역전승으로 마지막 남은 티켓 한 장을 획득했다. 토론토는 두 팀 중 한 팀이라도 패하면 5일 타이브레이커 게임으로 마지막 희망을 노릴 수 있었지만 기적은 없었다.

이로 인해 류현진의 한 시즌 최다승은 현지 언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토론토의 아쉬운 포스트시즌행 좌절을 전하며 찰리 몬토요 감독, 조지 스프링어, 마커스 세미엔 등의 인터뷰를 실었고, 보 비셋,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등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지만 정작 이날 승리투수 류현진을 향한 코멘트는 “5이닝을 던지며 시즌 14승을 거뒀다”라는 한 줄밖에 남기지 않았다. 그것도 기사 가장 마지막에 언급했다.

미국 CBS스포츠도 류현진의 14승에 큰 감흥이 없었다. 기본적인 이날 경기 기록과 함께 “그 동안 3경기서 8⅔이닝 15실점으로 흔들린 류현진은 이날 9월 7일(6이닝 무실점) 이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다. 베테랑 좌완투수는 169이닝 평균자책점 4.37 143탈삼진 37볼넷으로 시즌을 마쳤다”는 짧은 코멘트를 남겼다.

류현진은 경기 후 주요 선수 인터뷰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은 당일 선발투수가 승패와 관계없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승리투수는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마련이지만 이례적으로 인터뷰가 없었다. 류현진의 토론토 2년차 시즌이 그렇게 씁쓸하게 마무리됐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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