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명 거부 후 11년... 프로 첫 승 순간 "부모님 생각났어요
항상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이 생각났다."
2012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지명을 거부한 후 11년, '해외파' 윤정현(29·키움)이 공식 석상에서 이 한마디를 건네기까지는 무척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윤정현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L KBO리그 두산과 정규시즌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상황은 나름 긴박했다. 키움이 1-2로 뒤진 4회말, 선발 최원태의 제구가 흔들리며 키움은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홍원기 감독의 선택은 투심을 주 무기로 장착한 윤정현이었다. 김인태에게 던진 5구째 투심 패스트볼(시속 134㎞)은 2루 베이스 근처로 흘러갔다. 유격수 김주형이 몸을 날려 막아냈고 2루 커버를 들어온 김혜성에게 송구해 어렵사리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초 빅이닝으로 키움이 6-2로 앞선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두산의 중심타선을 상대했다. 호세 페르난데스를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나 싶더니 김재환에게 우중간 2루타, 강진성에게 볼넷 후 포일을 범해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후속 두 타자를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경기 후 윤정현은 "좀 긴장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무조건 '이겨야 한다, 막아야 된다'라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등판 상황을 떠올렸다.
키움 윤정현이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L KBO리그 두산과 정규시즌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사진=OSEN
KBO리그 데뷔 4시즌 만에 거둔 프로 첫 승이었다. 세광고를 졸업한 윤정현은 2012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73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지명 거부 후 2012년 동국대로 진학했지만, 그마저도 개인 사정으로 그만뒀다. 약 1년 뒤인 2013년 7월에야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고 프로 무대에 나섰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로우싱글A 승격이 고작이었고 2016시즌을 마친 뒤 국내로 돌아와 현역으로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이후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고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윤정현은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후회도 했다. 하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니 이것도 다 내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괜찮다"고 담담하게 속내를 밝혔다.
늦은 나이에 도전한 KBO리그도 만만치 않았다. 입단 후 주 무기 슬라이더를 보조할 구종으로 투심 패스트볼도 새로 익혔지만, 새 구종이 쉽사리 손에 익진 않았다. 적응에도 벅찬 그에게 드래프트 동기이자 같은 해외파 이학주, 이대은 등과 비교는 관심 밖이었다.
윤정현은 "1승의 어려움을 2년 차(2020년) 때 알았다"면서 "(해외파라)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이학주, 이대은 형처럼 유명한 선수도 아니었고 난 1년이라도 더 오래 운동하고,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온라인카지노 커뮤니티 일등!! 온카 https://casinole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