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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가 손님 불러냈다..경기 후 뜨거운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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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컵 32강전이 끝난 뒤 웃으며 포옹하는 황희찬(왼쪽)과 손흥민. [토트넘 트위터 캡처]

23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 토트넘의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32강전. 1-2로 뒤진 후반 13분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25)이 센터 서클에서 탕귀 은돔벨레(토트넘)와 몸싸움을 끝에 공을 가로챘다. 흐른 공을 낚아 챈 울버햄튼의 레안데르 덴동커가 패스를 찔러줬고, 다니엘 포덴세가 마무리했다. ‘황소’라는 별명을 가진 황희찬이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동점 골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2-2가 되자 토트넘은 후반 16분 손흥민(29)을 교체 투입했다. 황희찬이 선배 손흥민을 그라운드로 소환한 셈이다. 3년 6개월 만에 영국 무대에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2018년 3월 17일 손흥민과 기성용(당시 스완지시티)이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6라운드에서 만난 게 영국 무대 마지막 한국인 맞대결이었다.

지난달 말 울버햄튼으로 임대된 황희찬은 3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45분 그의 헤딩슛이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전반 종료 후 손흥민은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황희찬에 다가가 머리를 두드렸다.

후반 2분 황희찬이 문전 쇄도하며 쏜 오른발 논스톱 슛도 빗나갔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지만, 해리 케인의 헤딩슛이 골키퍼에게 걸렸다. 황희찬은 후반 45분 프리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은 수비벽 뒤에 누워 땅볼 슛을 대비했다. 짧지만 치열했던 30분간의 ‘황-손 맞대결’이었다.

90분 경기는 2-2로 끝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1번 키커로 나선 황희찬의 오른발슛은 골대 왼쪽 아래로 향했다. 방향을 읽은 토트넘 골키퍼 피에를루이지 골리니의 팔에 공이 걸렸다. 하지만 황희찬의 슈팅이 워낙 강력해 그대로 들어갔다. 울버햄튼 3~5번 키커가 연달아 실축해 토트넘이 3-2로 승리, 16강에 올랐다.

이날 왼쪽 윙포워드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간 황희찬은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팀 최고인 평점 7.5점을 받았다. 30분만 뛴 손흥민은 6.3점이었다. 경기가 끝나자 두 선수는 서로의 유니폼을 교환했다. 황희찬은 후반 2분 슈팅하며 다쳤던 허리 부근을 손흥민에게 보여주며 웃었다. 그리고 둘은 긴 포옹을 나눴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라커룸으로 향하는 복도에서도 대화를 이어갔다. 토트넘 트위터는 둘의 포옹 사진을 올리며 “Korean love!”라고 썼다. 다음 ‘황-손 맞대결’은 내년 2월 13일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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