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에서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가 남자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30·에티오피아)와 조앤첼리모 멜리(32·루마니아)가 서울마라톤의 대회기록을 새로 썼다.

서울특별시·대한육상연맹·동아일보·스포츠동아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서울특별시체육회가 후원하는 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의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이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한 이날 레이스에는 해외 엘리트 32명(남자 23·여자 9명)과 국내 엘리트 99명(남자 75·여자 24명) 등 전문선수 131명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남자 국제부 우승은 바이의 차지였다. 바이는 이날 42.195㎞의 풀코스를 2시간04분43초에 주파하며 오주한(청양군청)이 2016년 세운 종전 대회기록 2시간05분13초를 경신했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친 2위 헤르파사 네가사 키테사(에티오피아·2시간04분49초)를 6초, 3위 다니엘 페레이라 두 나시멘투(브라질·2시간04분51초)를 8초 차이로 각각 제쳤다. 이로써 바이는 대회 우승상금 10만 달러는 물론 남자부 타임 보너스(2시간4분~2시간5분12초) 10만 달러까지 총 20만 달러(약 2억5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17일 열린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에서 조앤첼리모 멜리가 여자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바이는 당초 크로스컨트리 선수였다. 그러나 발목을 다친 뒤 크로스컨트리의 신발과 주법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2017년 말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2018년 두바이마라톤에서 우승(2시간04분00초)을 차지했고, 2위에 오른 2019년 런던마라톤에선 개인최고기록(2시간02분55초)을 작성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레이스 내내 선두그룹을 유지한 바이는 30㎞ 구간을 통과한 뒤에도 키테사, 나시멘투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35㎞ 구간 기록은 2위(1시간43분34초)였고, 40㎞ 구간까지는 나시멘투와 키테사, 바이(이상 1시간58분30초)가 간발의 차로 1~3위를 형성했다. 그러나 바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조금씩 격차를 벌린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바이는 “대회기록까지 세울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바람이 없었다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회가 더욱 발전하길 바라고, 앞으로도 서울에 자주 오고 싶다. 아프리카에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아 부담이 크지만, 늘 열심히 뛰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7일 열린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에서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여자 국제부 우승자 멜리는 2시간18분04초에 골인해 2위 수투메 아세파 케베데(에티오피아·2시간18분12초)를 8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06년 저우춘슈(중국)가 세운 종전 대회기록 2시간19분51초를 1분47초나 앞당기며 새 역사를 썼다.

하프마라톤 선수였던 멜리는 첫 풀코스 도전이었던 2019년 도쿄마라톤에서 8위(2시간26분24초)에 오른 뒤 꾸준히 기록을 단축했고, 이번 대회에선 2020년 발렌시아마라톤(당시 8위)에서 작성한 개인최고기록(2시간20분57초)마저 크게 앞당겼다. 멜리는 우승상금 10만 달러와 타임 보너스(2시간18분59초 이내) 15만 달러 등 총 25만 달러(3억1000만 원)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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