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의 회고, "이탈리아전 골든골, 내 축구 인생과 바꾼 한 골"
(베스트 일레븐)
이탈리아전 골든골과 반지 키스 셀러브레이션으로 '테리우스' 안정환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안정환은 이 한 골로 소속팀에서 방출당하고, 이탈리아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FIFA는 12일, 자체 디지털 플랫폼 FIFA+를 공식 오픈했다. FIFA만의 시각이 담긴 글로벌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플랫폼이다. 월드컵에서 활약한 레전드 선수들, 세계 속 명문 클럽, 여러 대표팀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이 공개돼있다.
그중 2002 FIFA 한·일 월드컵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있어 눈길을 끈다. 'This is an Asian Odyssey'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48분 분량의 영상에 한·일 양팀 레전드는 물론, 독일, 브라질, 프랑스 등 각국 대표팀의 스토리가 담겼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안정환이 출연해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한 번도 못했던 거, 1승이라도 해보자 그런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아무튼 하늘에서 우리에게 기회를 줬는지 예선전을 정말 너무 잘 치렀던 것 같다"라며 2승 1무 조 1위로 통과한 조별 라운드를 회상했다.
한국 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상대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였다.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강팀이었고, 늘 대회에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팀이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에서 뛰며 이탈리아 선수들을 많이 경험해본 안정환 처지에서는 '넘볼 수 없는' 상대이기도 했다.
그는 "사실 이탈리아와 붙을 때는 졌다고 생각했다. 이길 수 없다 생각했다. 이름을 굳이 거론 안 해도 세계적인 스타가 다 있고, 그 한 팀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은 이런 마음을 가졌다. '마지막이야.' 월드컵은 또 뛸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모든 선수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 목숨 걸고 뛰었다"라며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했던 생각과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이탈리아를 꺾을 수 있었던 건 안정환의 결승골 덕분이었다. 전반 18분 크리스티안 비에리에 실점한 한국은 후반 42분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지금은 없는 규칙이지만, 당시에는 연장전에 먼저 골을 넣는 팀이 승리하는 '골든골 제도'가 존재했다.
팽팽한 흐름을 깨고 연장전 시작 27분 만에 '역전 골든골'을 터트렸다. 안정환은 "축구 인생과 바꾼 골"이라며 이탈리아전 골을 기억한다.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한 매우 중요한 골이었지만, 이후 안정환은 페루자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며 팀을 떠나야 했다. 이탈리아의 패배를 목도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페루자 관계자들을 비롯한 이탈리아 사람들은 "(안정환이) 돌아오면 시즌 티켓을 환불해서 동전을 던지겠다", "국가에 대한 배은망덕한 행동"이라며 분개했다.
"그때는 정말 나도 화가 났다. 월드컵 참여 전에 세리에 A에 있었는데 리그에서 뛴다고 골을 넣으면 안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이제 괜찮다. 오래된 일이다. 점프 타이밍을 빼앗았고, 믿기지 않더라. 이변이라는 게 있다. 페루자하고 안 좋게 되고 선수 생활이 많이 힘들었다. 원래 골을 넣으면 좋아야 한다. 그러면 골을 넣지 말아야 하나? 그때까지 했던 내 축구 인생과 그 한 골하고 바꾼 거다."
선수 커리어가 완전히 무너지는 아픈 기억도 있었지만, 결국 월드컵은 그에게 행복하고 기쁜 기억으로 남았다. 안정환은 "국민들에게 2002 월드컵은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고 한국 축구가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쁜 일이 있지 않나. 내 인생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기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라며 2002 월드컵을 추억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FIFA+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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