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눈물 쏟은 조코비치 "졌지만 나는 행복한 사람"
[뉴욕=AP/뉴시스]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의 아서애시스타다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선수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에 패한 후 팬들에 인사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조코비치는 메드베데프에 세트 스코어 0-3(4-6 4-6 4-6)으로 완패하며 캘린더 그랜드슬램 도전에 실패했다. 2021.09.13.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1위)가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 도중 눈물을 쏟아냈다.
조코비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2위)에 0-3(4-6 4-6 4-6)으로 완패했다.
메드베데프에 1, 2세트를 내리 내준 조코비치는 3세트 시작 후 4게임을 연달아 헌납했고, 게임스코어 2-5로 끌려갔다.
한 게임만 내주면 패배하는 상황이었지만, 조코비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게임스코어 4-5로 따라붙었다.
US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1969년 로드 레이버 이후 52년 만에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던 조코비치가 추격에 성공하자 팬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레이버도 대기록 달성 순간을 직접 보기 위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내자 조코비치는 자신의 벤치에 앉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내 수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조코비치는 한동안 얼굴에서 수건을 떼지 못했다.
[뉴욕=AP/뉴시스]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의 아서애시스타다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선수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에게 점수를 내준 후 라켓을 부수고 있다. 조코비치는 메드베데프에 세트 스코어 0-3(4-6 4-6 4-6)으로 완패하며 캘린더 그랜드슬램 도전에 실패했다. 2021.09.13.다시 경기를 하기 위해 베이스라인에 선 조코비치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AP통신과 BBC 등은 "조코비치가 코트 체인지 때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눈물을 머금은 채 경기를 재개한 조코비치는 결국 메드베데프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지 못해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캘린더 그랜드슬램' 대기록 달성이 좌절됐고, 호주오픈부터 이어진 메이저대회 27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호주오픈과 윔블던, 프랑스오픈에서 연이어 우승한 조코비치는 2020 도쿄올림픽과 US오픈에서 모두 우승하면 남자 단식에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골든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4강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4위)에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12위)에 무릎을 꿇었다.
[뉴욕=AP/뉴시스]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의 아서애시스타다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선수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꺾은 후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를 세트 스코어 3-0(6-4 6-4 6-4)으로 완파, 조코비치의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저지하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21.09.13.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 기회가 남아있었던 조코비치는 US오픈 결승까지 오르며 기대를 키웠지만, 눈앞에서 대기록 달성을 놓쳤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진행된 코트 위 인터뷰에서 "지금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딸 자격이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건 바로 당신(메드베데프)이다"며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고 메드베데프의 우승을 축하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지만 나의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 중에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여러분이 나를 특별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줬다. 나의 영혼을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뉴욕에서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면서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데프는 "우리는 조코비치가 오늘 무엇에 도전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팬들과 조코비치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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