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동료도 인정하는 류현진 "그래서 우리의 에이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29일(이하 한국시각)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은 무슨 의미였을까. 경기 후 미국 및 캐나다 언론들에 "이렇게 혹독한 날씨와 조건에서 투구를 해야 하는 적은 없었다"라고 했다. 클리블랜드 타자들보다 더 큰 적이 비와 바람이었다.

선수들의 소매가 펄럭일 정도로 강풍이 심했고, 경기 도중 비까지 뿌리면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제구력과 커맨드를 자랑하는 류현진조차 1회에 볼넷을 2개나 내주며 2실점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시즌 5승에 성공했다. 2회부터 제구 영점을 잡으면서 5회까지 클리블랜드 타선을 압도했다. 클리블랜드 선발투수 일라이 모건이 3회에 와르르 무너지는 걸 감안하면 왜 류현진이 에이스인지 여실히 드러났다. 온갖 악조건을 극복하고 특유의 강점을 발휘했다.

최대한 빠른 볼카운트에서의 승부가 돋보였다. 류현진은 "첫 이닝에서 내 커맨드가 약간 빗나간 걸 알아챘다. 볼넷 2개를 내줘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2회부터는 볼카운트에서 내가 앞서고 싶었고, 최대한 빨리 타자들을 잡아내고 싶었다"라고 했다.

마침 토론토 타선이 폭발하면서 류현진도 여유 있게 5승에 성공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날 류현진의 호투가 토론토 야수들에게 다시 한번 믿음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이날 타석에서 홈런 포함 4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한 조 패닉은 캐나다 스포츠넷에 "첫 이닝부터 내야수들이 공을 던지기만 해도 움직임이 많았다"라고 했다.

악조건을 극복한 류현진을 호평했다. 패닉은 "류현진은 오프스피드 피치에 의존하는 투수다. 그를 위한 매끄러운 야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1회 이후 클리블랜드 타자들을 막아내고 컨트롤을 하는 건 엄청난 일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그것이 어떤 투수들에게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류현진이다. 그래서 그가 우리의 에이스다. 조건은 상관 없다. 그는 우리를 위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라고 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의 극찬은 말할 것도 없었다. 몬토요 감독은 "야외는 정말 끔찍했다. 미끄럽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렇기 때문에 류현진은 큰 신뢰를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그렇게 공을 던지는 건 쉽지 않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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