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때리라고 하셔서.”

대한민국 남자 축구 올림픽대표팀 공격수 엄원상(22·광주FC)이 극적 동점골 비화를 공개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30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엄원상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선발 출전한 엄원상은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아르헨티나 측면을 파괴했다.

진가가 나온 순간은 경기 종료 직전이었다. 김학범호는 후반 9분 상대에게 추가골을 실점한 뒤 1-2로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엄원상의 슈팅 한 방이 빛났다.

후반 추가 시간 찾아온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바깥 쪽에 머물던 엄원상 앞으로 공이 흘렀다. 엄원상은 이를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덕분에 한국은 2-2로 비겼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수훈 선수로 참가한 엄원상은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은 도쿄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마음을 다 잡고 준비를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형들이 도움을 줘서 나름 만족스러운 경기를 한 것 같다”고 총평했다.

득점 직전에 엄원상을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린 선수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상황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엄원상은 ‘선생님들’의 말을 이행했다.

엄원상은 “경기 전부터 김학범 감독님과 코치진분들이 ‘기화가 나면 그냥 때려’라고 주문하셨다. 그런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다 보디 운 좋게 골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자신의 날카로운 슈팅보다는 코칭스태프의 조언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존재감을 뽐낸 만큼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랑스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면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엄원상은 스피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아르헨티나전에서)강점을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본선에서도 선보이겠다”며 “그 전에 감독님께서 주시는 역할부터 파악하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후반 교체로 투입되 실전에서 처음 발을 맞춘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 미드필더 권창훈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형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내 강점이 최대한 나올 수 있도록 동료들과의 호흡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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