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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저렇게 잘하나" 19살 루키 포수, 형들을 매료시켰다

모스코스 0 431 0 0

 "혁경이가 와야 되는 것 아니예요?".

지난 11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에서 6회 결승투런 홈런을 날리고 2-0 승리를 이끈 KIA 타이거즈 4번타자 최형우는 인터뷰 룸에 들어서면서 이 말부터 했다. 갑작스럽게 마스크를 쓰고 데뷔전에 나선 고졸 신인포수 권혁경(19)이 그만큼 대견했던 것이었다. 

최형우는 "(오늘 인터뷰는) 혁경이가 와야 한다. (선발투수) 이의리는 워낙 잘한다. 혁경이가 갑자기 1군에 올라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잘할 수 있는지. 1회 도루를 잡고 분위기를 잡았고 엄청 기세가 살았다. 나도 포수였는데 첫 경기는 쫄아서 공도 제대로 못던졌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KIA는 날벼락을 맞았다. 주전 포수를 분담했던 김민식과 한승택이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동시에 빠졌다. 한승택은 광주의 한 식당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 김민식은 두산 확진 선수가 4일 광주경기 타석에 들어서면서 밀접 접촉이 있다고 판정을 받았다. 

권혁경은 광주의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 1군 콜업 전화를 받았다. 입단해 줄곧 퓨처스 팀에서만 뛰었다. 첫 1군 행이었다. 신일고 출신으로 듬직한 체구(187cm-94kg)를 갖췄고 재능을 보였다. 퓨처스 팀에서 차세대 포수로 육성의 길을 밟고 있었다. 갑자기 1군 포수 2명이 빠지면서 강제 데뷔전을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권혁경에게 관심이 모아졌다. 19살 루키 포수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그래도 선배투수가 아닌 같은 루키 이의리와 호흡을 맞춰 KT 타자들을 잡기 시작했다. 1회초 2사 1루에서 황재균의 2루 도루를 멋진 송구로 잡아내는 기세를 올렸다. 이의리 5이닝 무실점에 이어 박진태(1이닝 무실점), 장현식(2이닝 무실점), 정해영(1이닝 무실점)까지 볼을 받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는 세 번 모두 삼진을 당했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강제 데뷔전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게 안방을 지켰다. 경기를 마치자 포수 출신인 최형우 등 선배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사실상 이날의 히어로는 권혁경이라는 의미였다. 팀도 6연승을 달렸다. 19살의 젊은 포수가 연승을 이어주었다.

권혁경의 등장으로 팀도 생각지 못한 수확을 얻었다. 김민식 한승택 체제의 뒤를 이을만한 젊고 건강한 포수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다. 안방의 살림은 듬직함 그 자체였다. 퓨처스리그에서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타격에서도 가능성이 높다. KIA 포수 구도에 의미있는 파문을 던졌다. 

권혁경은 경기 후 "점심을 먹다 콜업 전화를 받았다. 엄청 떨렸는데 막상 유니폼을 입으니 덤덤했다.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셔서 편안하게 했다. 나는 경험없는 신인이다. 무엇을 하더라도 괜찮은 자리이다.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자신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부진 각오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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