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 아르헨과 프랑스전 노림수는 무엇일까
한국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아르헨티나와 2-2로 비겼다. 선취골을 내준 뒤 동점골을 넣었고 역전골을 허용한 뒤 또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트피스 부정확, 수비진 실수, 팀 플레이 미완성 등 표면적으로는 보완할 게 많아 보였다. 김학범 감독은 두 차례 평가전에 앞서 “노출될 걸 알면서 패를 깔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패를 까지 않으면서 얻으려고 한 게 무엇일까. 김 감독이 아르헨티나전을 마친 뒤 밝힌 소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잘된 부분을 언급하는 것보다 자신감을 얻는 게 중요했다.”
김 감독은 두차례 평가전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유는 간단하다. 큰 무대에서, 강호를 상대로 자신감이 없으면 우리가 가진 능력치를 다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을 마친 뒤 “전반엔 내려앉아 플레이했는데 후반엔 공격적으로 나서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자신감만 있으면 이보다 더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패를 숨기며 얻은 성과’에 대해서도 “강호를 상대로도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보여줬다”며 사실상 같은 말을 반복했다.
우리 문전에서 상대 공격수를 압박할지 놔둘지 판단하지 못해서 주춤거리다가 슈팅 찬스를 허용한 것, 상대 문전까지 더 가까이 가지 못하고 긴 패스를 찌르려나 자주 커트당하는 것 등이 자신감이 부족해서 나온 장면이다.
김 감독이 말하는 자신감은 ‘단순히 이길 수 있는 자신감’에 앞서 ‘내가 가진 걸 상대가 누구든, 어떤 상황에서든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마음’을 뜻한다. 그게 김 감독이 우승후보 아르헨티나, 프랑스와 거푸 평가전을 치르는 이유다.
■“후반 교체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김 감독은 후반 초반 이강인, 황의조, 권창훈을 교체투입했다. 한꺼번에 세 명을 넣은 것이다. 김 감독이 평소 경기를 운영하는 걸 보면 한 명만 교체투입하는 경우는 막판 ‘킬링 타임용’이 아니면 거의 없다. 대부분 두 명 이상을 동시에 투입한다. 그래야 실질적인 전술 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선발 멤버에 별다른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선수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려고 했다. 프랑스전도 마찬가지일 게다. 그래서 프랑스전 선발 멤버는 아르헨티나전과는 많이 다르리라 예상한다. 여기에서 하나 기억할 게 있다. 김 감독이 평가전에서 선수를 투입할 때는 반드시 지키는 철칙이 있다. 실전에서 실제로 가동될 조합을 꾸린다는 점이다. 실전에서 보기 힘든 조합을 평가전에서 가동하는 일은 거의 없다.
■“훈련 기간이 짧았다. 지금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오늘 경기만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와일드카드로 뛴 선수들에 대한 평가다. 권창훈, 황의조는 다른 선수들보다 많이 훈련하지 못했다. 몸 상태도 최고에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김 감독도 이들을 선발 멤버에서 제외했고 교체멤버로 돌렸다. 황의조는 몸이 무거워 보였고 활동량도 이전만 못했다. 다만 공격수로서 순간적으로 전방 압박하는 동작은 여전히 좋았다. 권창훈도 날랜 동작이 부족했고 패스와 킥이 무뎠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기량은 이미 검증됐다. 앞으로는 스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후배들과 손발을 맞추는 일만 남았다. 후배들이 선배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선배가 후배들에게 맞춰야 하는 상황에 더 가깝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데 좀 많이 힘이 들어간 듯하다. 힘만 빼면 정확성이 올라갈 듯하다.”
세트피스에 대한 자평이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올림픽용 세트피스를 살짝 보여줬다. 키커가 바로 킥을 하지 않고 동료에게 볼을 밀어준 뒤 다시 잡아 킥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킥은 대부분 길에 날아갔다. 키커가 킥을 반 박자 늦게 하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든 뒤 길게 킥을 날려 뒤쪽에 있는 장신 선수 머리에 맞고 문전으로 떨어지는 볼을 공격수가 집어넣는 그림. 이게 김 감독이 원한 것으로 보인다. 킥, 헤딩, 패스에서 모두 상대를 흔들면서 순간적으로 생기는 틈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힘을 너무 많이 주고 찼기 때문에 킥은 부정확했고 거리도 길었다. 그래서 김 감독은 “힘을 빼면 정확성은 올라갈 것”이라는 말한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전과 마찬가지로 임할 것이다.”
김 감독은 프랑스전도 아르헨티나전과 마찬가지로 임하겠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한국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동메달 이상이다. 토너먼트에서 강호를 두세 번 이겨야 가능하다.
약체가 강호와 싸울 때 가장 필요한 무기는, 거듭 설명하지만, 자신감이다. 약체가 자신감까지 잃으면 싸우나 마나 패하고 만다. 내가 가진 걸 모두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조차 없이 나가면 결과는 완패다. 자신감은 강호와 직접 싸우면서 몸과 마음에서 저절로 느끼는 감정이다. 강요해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감정이기도 하다. 자신감은 선수 개인 몇몇이 소유하는 게 아니라 선수 전원이 공유해야 하는 힘이다. 프랑스전에서는 아르헨티나전에서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이 기회를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이후 “누가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팀에서는 어떤 선수도 선발 투입될 수 있다”며 “누가 나오는지 말하는 것보다 22명을 다 활용한다는 것에 초점을 둔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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