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SON, 낙담한 알리와 뜨거운 포옹

[스포츠경향]

토트넘 손흥민(30)이 시즌 12호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경기를 마친 뒤 안타까운 대패를 당한 절친을 위로했다.

손흥민은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7분 토트넘이 2-0으로 앞서나가게 하는 득점을 올렸다. 지난달 26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7라운드에서 토트넘의 4-0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골을 넣은 손흥민은 리그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미들즈브러와 경기(토트넘 0-1 패)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팀의 대승으로 이끄는 득점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공식전 공격포인트 기록을 12골 6도움으로 늘렸다. 리그에서 11골 5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에서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의 골과 해리 케인의 멀티골 등을 앞세운 토트넘은 에버턴에 5-0 대승을 거뒀다. 올해 리그 홈경기 첫 승리와 함께 2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7위(승점 45·14승 3무 9패)를 지켰다. 토트넘은 2경기를 더 치른 5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승점 47)에 승점 2점 차로 추격하면서 4위권 진입 희망을 밝혔다.

전반 13분 에버턴 수비수 마이클 킨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 토트넘은 4분 뒤 손흥민의 골로 낙승 분위기를 잡았다. 오른쪽을 돌파하던 케인이 공을 중앙으로 내주자 쿨세브스키가 원터치 패스로 손흥민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줬다. 페널티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볼을 이어받은 손흥민은 수비수들이 따라붙기 직전 재빨리 오른발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토트넘은 이후 3골을 더 몰아치며 에버턴을 무너뜨렸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후반 22분 스티븐 베르베인 투입하고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여 쉬게 했다.

토트넘의 대승과 함께 에버턴은 참패를 당하면서 충격에 빠졌다. 손흥민은 경기 후 후반 24분 교체로 들어가 종료 때까지 뛴 에버턴의 델레 알리와 만나 위로를 건넸다.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에버턴으로 이적한 알리는 이날 친정팀과 첫 맞대결을 펼쳤다. 0-5로 뒤져 분위기가 기운 경기에서 알리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손흥민과 토트넘 팬들은 이런 알리를 위로하고 환대했다. 팬들은 경기 후 알리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도 절친이었던 알리를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네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2015년 토트넘에서 만난 뒤 7년간 함께했다. 특히 알리와 손흥민은 21골을 합작할 만큼 친한 동료였다. 점퍼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온 손흥민은 알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안부를 묻고 서로를 격려했다. 절친들의 훈훈한 만남에 토트넘 팬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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