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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美진출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19세 신인, 돌직구 승부 뒤에 이대호 있었다

모스코스 0 488 0 0

"어차피 맞을 거면 변화구보단 직구로 맞아야지!"

나이 차이 20년. 추신수(39·SSG 랜더스)가 미국에 진출할 때 김진욱은 아직 태어나기도 전이었다.

메이저리그(MLB) 16년의 경력은 '넘사벽'. 야구를 해온 시간도 20년 차이. 하지만 김진욱은 기죽지 않았다. 추신수의 친구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4일 SSG와 2차례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은 격전 끝에 6대4로 승리했다. 정규 9이닝 경기로 끝났지만, 경기 시간은 4시간에 달한 혈전이었다. SSG로선 앞선 2연속 연장전 패배에 이어 필승조부터 마무리까지 총동원한 혈전 끝 3연패라는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이날 최대 승부처는 양 팀이 4-4로 맞선 8회말이었다. 이날 추신수는 이대호가 보는 앞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1회 동점 투런, 5회 낫아웃 출루, 구승민에게 7회 2루타에 이은 기습적인 3루 도루로 동점을 이끌어내는 등 맹활약했다. 반면 이대호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운명의 8회말. 롯데는 오현택의 난조로 맞이한 무사 1,2루 위기에서 19세 신인 김진욱을 올렸다. 최지훈의 날카로운 번트는 한동희-마차도로 이어진 롯데의 멋진 수비 시프트가 막아냈다. 하지만 최주환에게 볼넷으로 1사 만루. 김진욱은 최악의 상황에서 추신수를 맞이했다.

하지만 김진욱은 기죽지 않았다. 초구부터 146㎞ 직구를 뻥뻥 꽂았다. 추신수에게 던진 5구 중 4구가 직구였다. 거침없는 김진욱의 피칭이 오히려 추신수를 흔든 건지, 추신수는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진욱은 기세를 몰아 최정마저 초구 슬라이더 헛스윙에 이은 2연속 직구로 3구 삼진시킨 뒤 환호했다.

비록 동점 상황이었지만, 사실상 이날의 승부가 결정난 순간이었다. 롯데는 9회초 안치홍의 짧은 우익수 플라이 때 마차도가 멋진 홈승부를 만들어내며 결승점을 뽑았고, 김재유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6대4로 승리했다.

김진욱은 무브먼트가 좋은 강력한 직구를 지닌 좌완 투수다. 올해 19세, 새파란 신인은 'MLB 한국인 최고 타자' 추신수와 'KBO리그 최고 타자' 최정을 위기에서 맞닥뜨리고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주어진 상황에 맞게 던지다보니 삼진을 잡았는데, 그게 추신수-최정 선배였던 것"이라며 웃었다.

"주자가 만루다보니 빨리 끝내고 싶어서 내 직구를 믿고 던졌다. 7회부터 왼손타자 타이밍에 투입될거라 생각하며 준비한 덕분에 잘 던진 거 같다. 재미있었다."

김진욱은 시즌초 선발로 기용됐지만, '불펜으로 먼저 경험을 쌓는게 맞다'는 래리 서튼 감독의 방향성이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서튼 감독은 '불펜에서 성공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김진욱도 "불펜으로 오니까 자신감이 붙으면서 구속도 오른 것 같다. 선발은 투구수, 다음 타자 생각하면서 던져야하는데 불펜은 한타자 한타자 집중하고, 많아야 3~4타자니까 고민 없이 던질 수 있다"고 화답했다.

추신수와 최 정에게 던진 8구 중 6구가 직구였다. 이대호의 한마디가 김진욱의 속마음을 결정지었다.

"이대호 선배님이 '넌 직구를 던져서 맞아야지, 변화구 던졌다가 맞으면 후회되고 아쉬울 거다' 그런 얘길 해주셨다. 그래서 그렇게 갔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좋다. 내가 추신수 삼진 잡았다! 이거 평생 떠들 자랑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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