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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유희관이 점찍은, ‘유희관 만큼 될 수 있는 두산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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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유희관이 점찍은, ‘유희관 만큼 될 수 있는 두산 투수’

기사입력 2022.03.01. 오후 02:00 최종수정 2022.03.01. 오후 02:06 기사원문
[스포츠경향]
두산 최승용이 울산 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새 시즌 마운드를 떠나 중계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유희관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두산 투수진에서 귀했던 것은 팀내서 잘 나오지 않던 왼손 선발로 롱런했기 때문이다.

두산이 강팀 자리를 지속적으로 지켜내기 위해서는 유희관의 빈자리를 채울 새 자원을 찾아야한다. 새 시즌 백스톱 뒤에서 두산 야구를 지켜보게 된 유 위원은 누가 자신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고 있을까. 말하자면 ‘후계자’에 대한 생각이다.

유 위원은 1일 전화통화에서 관련 질문에 긴 후배투수 한명을 꼭 집어 얘기했다.

두산에서 프로 데뷔 2시즌째를 맞은 좌완 최승용(21)이 유 위원이 주저없이 내놓은 이름이다. 최승용은 지난 해 15차례 등판해 선발로는 2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18.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16개를 잡으면서도 20안타와 사사구 11개를 내주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보였지만 평균자책은 3.93으로, 신인투수로는 그런대로 선방했다.

한 팀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유 위원이 주목한 것은, 드러난 수치보다는 투수로서 모습이었다.

유 위원은 “기본적으로 좋은 구위의 공을 던지지만, 그보다 어린 나이에도 자기 공을 쫄지 않고 던지는 배포가 있다”며 “담이 세서 자기 공을 믿고 던지는 자신감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유희관. 인스타그램 캡쳐
마운드는 외로운 자리다. 어린 투수에게는 더욱 외로울 수 있는 자리다. 이 때문에 어깨보다는 가슴이 약해 성장 속도가 더딘 투수들도 있다. 최승용은 기술 외적인 문제로 흔들린 이유는 없는 투수라는 게 유 위원의 진단이다. 배운 만큼 마운드에서 펼쳐낼 수 있는 성격이어서 현실적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유 위원은 “‘승부욕이 있구나’, 하는 모습을 여러 장면에서 봤다. 김태형 감독님도 말씀도 하셨고, 그런 움직임도 보이셨지만 선발투수로 꾸준히 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단점은 역시 어린 나이인 만큼 완성도가 부족한 기술이다. 유 위원이 현역 시절 오른손타자들을 흔들었던 구종인 싱커 같은 ‘필살기’를 하나 갖춰야한데, 최승용은 아직은 주무기로 내세울 ‘제1구종’이 없다.

최승용은 지난해 직구 평균구속으로 리그 전체 평균인 142㎞를 기록했지만 최고구속으로는 150㎞에 근접한 공을 던질 만큼 구위 자체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다만 슬라이더(24.5%)와 커브(6.5%), 포크(8.3%)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면서도, 승부구 하나는 뽑아내지 못했다.

유 위원은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단점”이라며 “자기 확신을 갖고 던질 수 있는 구종 하나가 필요하다. 시즌 전까지 결정구 하나를 만드는 게 중요한 숙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프로통산 101승(69패)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기도 했다. 투수 유희관의 최대 무기 역시 130㎞ 초반대에 불과한 패스트볼을 오른손타자 몸쪽으로 찔러넣을 수 있는 ‘뜨거운 심장’이었다.

유 위원에게 ‘최승용이 유희관 만큼 이룰 재목이냐’고 물었다. 유 위원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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