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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릴 수 없었다”…KT 이대은 은퇴 속사정





은퇴 선언은 구단 관계자도, 동료 선수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나마 옆에서 고민을 전해 듣던 절친한 일부 선후배들만 “설마”라며 시기를 짐작할 뿐이었다. 은퇴가 공식화된 후에는 모두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야구 KT 투수 이대은(33)은 왜 유니폼을 벗었을까.

지난 13일 프로야구 KT가 아쉬운 발표를 했다. 투수 이대은이 은퇴한다는 소식이다. 이대은은 “한국에 복귀한 첫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많은 부상으로 팬들과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팀 우승에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발표지만 이대은의 고민은 2021시즌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부터였다. 이미 몇 차례 부상으로 재활에 시간을 쏟으면서 심신은 지친 상태였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은 그를 더 고독하게 했다. 긴장을 끌어올려 돌아왔는데 입지도 예전만 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한 차례도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2021시즌 연봉은 5000만원.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경험해도 연봉 인상요인이 마땅치 않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자유계약(FA) 기회를 동기부여 삼기에도 무리였다. 30대 중반으로서 은퇴 후 삶도 고민해야 했고, 결론은 은퇴였다.

KT 동료들은 처음 이대은의 고민을 접했을 때 그를 말렸다. 최고 구속 150㎞짜리 속구를 던질 수 있는 점, 그리고 유니폼을 벗은 후의 냉혹함 등을 빌어 이대은을 설득했다.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주위에서 전해 듣는 현실의 냉정함은 상상보다 더 크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이대은의 뜻이 생각보다 더 완강했기 때문이다. 한 선수는 “처음에는 생각만 해보겠다는 정도인 줄 알았는데 정말 깊게 생각한 것 같아 말리지 못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 너무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구단에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대은의 은퇴는 프런트는 물론 이강철 KT 감독도 짐작하지 못한 일이다. 게다가 KT는 지난 2019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이대은을 지명했다. 해외 무대와 국가대표 경험은 KT 투수조에 꼭 필요한 힘이었다. 고참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KT 문화에 빗대어 봐도 선후배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대은은 중요한 카드 중 한 명이었다. 한 관계자는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선배의 모습만으로도 참 좋은 선수였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더 아쉽게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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