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활약' 기업은행 산타나, 드디어 외인 다웠다
기업은행이 천신만고 끝에 흥국생명을 꺾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15일 인천 삼산 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28-26,25-19,22-25,15-12)로 승리했다. 작년 12월 18일 흥국생명전을 통해 여자부 감독 데뷔전을 치른 후 내리 6연패를 당했던 김호철 감독은 흥국생명을 제물로 새해 첫 승리와 함께 감독 부임 후 첫 승리를 따냈다(4승18패, 승점11점).
기업은행은 표승주가 서브득점 3개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47.73%의 공격성공률로 28득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다득점을 올렸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57회)을 책임진 김희진도 22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호철 감독을 반갑게 했던 선수는 한국 무대를 밟은 지 7경기 만에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23득점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5개의 디그를 기록, 공수에서 맹활약한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였다.
실망시킨 적 없는 기업은행표 외국인 선수
▲ 라셈을 개막 한 달 만에 퇴출한 기업은행은 소속팀이 없던 산타나를 급하게 영입했다. |
ⓒ 한국배구연맹 |
기업은행은 V리그 여자부에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좋은 대표적인 팀이다. 기업은행의 창단 첫 외국인 선수였던 알레시아 리귤릭은 2011-2012 시즌 909득점으로 득점 2위를 차지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알레시아는 2012-2013시즌에도 정규리그 득점 2위(825점), 공격성공률 1위(50.73%)를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기업은행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휩쓸었다.
2013-2014 시즌에 활약했던 카리나 오카시오 역시 정규리그 득점 5위(710점)에 오르며 외국인 선수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09-2010 시즌 GS칼텍스의 정규리그 14연승을 이끌었다가 2014-2015 시즌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컴백한 데스티니 후커도 여전한 탄력과 공격력을 앞세워 기업은행의 두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드래프트제 첫 시즌이었던 2015-2016 시즌에 활약한 리즈 맥마흔도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2016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6순위로 데려온 메디슨 리쉘(터키항공)은 공격에만 특화된 선수가 아닌 서브리시브에도 참여할 수 있는 윙스파이커 자원이었다. 수비에서 자신감을 잃은 토종거포 박정아(도로공사)를 공격에 전념시키게 하려는 이정철 감독(SBS스포츠 해설위원)의 승부수였다. 그리고 메디는 2016-2017 시즌 득점 4위(742점)와 공격성공률 1위(44.19%)를 기록한데 이어 챔프전 MVP에 선정되며 기업은행의 'V3'를 이끌었다.
메디는 박정아가 도로공사로 이적하면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 받은 2017-2018 시즌에도 득점 2위(852점)와 공걱성공률 1위(43.36%)를 차지하며 기업은행을 6연속 챔프전으로 견인했다. 2019-2020 시즌 부실한 몸관리로 인한 부진과 코로나19를 핑계로 한 태업의혹 등으로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했던 어도라 어나이마저 기업은행에서의 첫 시즌이었던 2018-2019 시즌에는 득점1위(792점)에 오른 바 있다.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5위에 머물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기업은행은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의 1997년생 젊은 거포 안나 라자레바(페네르바흐체 SK)를 지명했다. 기업은행에서 41.86%의 높은 공격점유율을 책임진 라자레바는 체력적인 부담은 물론이고 복근과 허리 부상에 시달렸음에도 정규리그 득점 2위(867점)와 공격성공률 3위(43.41%)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7경기 만에 드디어 외국인 선수다운 활약
▲ 산타나(왼쪽)는 V리그 데뷔 7경기 만에 김하경 세터와 원활한 호흡을 선보였다. |
ⓒ 한국배구연맹 |
이처럼 창단 후 매 시즌 외국인 선수의 꾸준한 활약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올렸던 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한국인 할머니를 둔 새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에게 기대를 걸었다. 비록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활약했던 실적은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191cm의 좋은 신장을 잘 살린다면 기업은행의 새로운 주공격수로서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업은행 팬들이 바라던 '라셈 효과'는 없었다.
라셈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기업은행은 시즌 개막 후 한 달 만에 교체를 결정했다. 라셈의 대체 선수는 푸에르토리코 국적의 산타나. 20대 중반의 많지 않은 나이에도 프랑스와 이탈리아, 터키 리그 등을 경험한 선수지만 기업은행 입단 확정 당시 소속팀이 없다는 점이 불안요소였다. 그리고 산타나는 우려한 것처럼 몸이 전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V리그 무대를 밟았다.
산타나는 V리그 데뷔 후 6경기에 출전해 단 25득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몸이 무거워 제대로 된 점프를 하지 못했고 서브리시브는 포지션이 무색할 정도로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산타나는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에서 유일한 중남미 출신이었지만 운동능력은 미국이나 유럽선수들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국내 선수들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김호철 감독은 15일 흥국생명전에서 과감하게 산타나를 주전으로 투입했고 이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산타나는 이날 김희진(31.15%)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28.96%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하며 43.40%의 준수한 성공률로 23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의 분수령이 된 2세트에서 홀로 11득점을 몰아치며 반격의 중심에 섰다. 이날 흥국생명의 목적타 서브를 받으며 34.31%의 리시브 점유율을 기록한 산타나는 리시브 효율이 17.14%에 머물렀지만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25개의 디그를 기록하면서 수비에서도 크게 기여했다.
사실 많은 배구팬들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긴 연패에서 탈출하는 팀이 나올 거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15일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을 꺾고 8연패에서 탈출하면서 페퍼저축은행전을 한층 부담 없이 임할 수 있게 됐다. 만약 흥국생명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산타나가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기업은행은 시즌 막판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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