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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우승, 아들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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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우승, 아들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가리켰다

기사입력 2021.05.16. 오후 06:15 최종수정 2021.05.16. 오후 06:15 기사원문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 레스터 시티 구단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이뤄냈다. 

레스터는 축구계에서 아름다운 동화를 집필하고 있는 팀이다. 2013/14시즌 2부리그에 있던 팀이 1위로 승격을 했다. 2014/15시즌에는 강등 위기를 딛고 잔류했다. 레스터는 2015/16시즌 직전 시즌까지 잔류 경쟁을 벌이던 팀이 큰 손들을 누르고 EPL을 제패했다. 2016/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그리고 올 시즌 창단 후 최초로 FA컵 우승까지 만들었다. 

이 기적의 발판을 마련한 이가 故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회장이었다. 故 비차이 회장은 태국 킹 파워 그룹의 오너로 2010년 레스터를 인수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팀을 안팎으로 지원하며 레스터 돌풍을 만들었다. 

하지만 故 비차이 회장은 지난 2018년 헬리콥터 사고라는 비극을 맞았다. 레스터의 경기를 보고 헬기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해 생을 달리했다. 레스터 선수들을 비롯 레스터시 전체가 슬픔에 휩싸였다. 장례식 당시 캐스퍼 슈마이켈 골키퍼를 비롯 선수들이 오열했다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16일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슈마이켈 골키퍼는 "우리 선수단은 故 비차이 회장님과 우승을 이루는 꿈을 꿨다. 오늘 이를 이뤄내 기쁘다"라고 전한 바 있다. 

현지 홈구장의 故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비극 이후 레스터 선수들은 故 비차이 회장의 꿈을 이뤄내고자 했다. 슈마이켈 골키퍼는 벗었던 장갑을 다시 꼈고, 선수들은 풀었던 축구화 끈을 다시 동여맸다. 아버지의 유지는 그의 막내 아들이자 레스터의 부회장이던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가 이었다. 아이야왓 신임 구단주는 아버지의 꿈을 위해, 아버지처럼 레스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지원 속에 FA컵 결승전 결승골을 넣은 유리 틸레만스 비롯해 데니스 프라에, 제임스 저스틴, 아요세 페레스, 티모시 카스타네, 웨슬리 포파나 등 재능 있는 선수들이 합류했다. 레스터는 강해졌고 마침내 FA컵 트로피로 결실을 봤다. 

아이야왓 구단주는 레스터 우승 이후에도 선수들이 기쁨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배려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자청해 그를 우승 트로피 쪽으로 데려왔다. 아이야왓 구단주는 아버지의 꿈이었던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들 아이야왓 구단주는 우승 트로피를 든 뒤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 있는 경기장 상단 쪽을 가리켰다. 그의 마음을 감히 짐작할 수 없겠지만, 아버지에게 이를 바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과 슈마이켈을 비롯한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행동하며 비차이 회장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형언하기도 힘든 비극 후 아들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클럽을 재건했다. 그리고 마침내 FA컵 우승으로 우뚝 섰다. 아버지의 꿈을 아들이 대신 이뤄냈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레스터/킹 파워 스타디움)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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