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흔들었던 ‘영미’ 신드롬, 베이징에서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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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흔들었던 ‘영미’ 신드롬, 베이징에서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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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오른쪽부터),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는 ‘영미’였다.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에서 나온 유행어였다. 영미는 여자 대표팀 중 한 명인 김영미를 가리키는 말이다. 주장이자 스킵인 김은정이 ‘리드’ 포지션인 김영미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그의 이름이 가장 많이 불린 탓에 전국민은 모두 ‘영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게다가 대표팀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컬링 최초의 메달 획득이라는 성적을 썼다. 국민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종목 중 하나로 떠올랐다. 구성된 선수들이 김은정, 김선영, 김초희, 김경애, 김영미 등 모두 ‘김 씨’라서 만들어진 ‘팀 킴’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인기를 누렸다.

여자 컬링 ‘팀 킴’. 세계컬링연맹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4년 뒤 다시 올림픽을 바라보는 이들은 적지 않은 난관을 겪었다.

‘팀 킴’의 리드인 김선영은 지난 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에서 “평창 이후에 여러가지 과정을 겪으면서 한 번 더 단단해진 계기가 됐다”고 돌이켜봤다.

올림픽이 끝난 뒤 팀 킴 선수들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부회장과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 부회장의 장녀 김민정 감독과 사위 장반석 감독 등이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폭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가 시작됐고 김경두 일가는 ‘영구 제명’을 당했다.

여자컬링 김선영 선수가 5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5/정지윤 선임기자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컬링연맹의 내분이 팀 킴의 훈련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1월14일 김용빈 회장이 제 9대 연맹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연맹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무효’를 주장하면서 소송전으로 번졌다.

김용빈 회장이 결국 승소했지만 이 여파로 국가대표 정식 인준은 2월에서야 이뤄졌다. 그 사이 팀 킴은 소속팀을 잃었다. 원 소속팀인 경북체육회와 연봉 협상 등에서 이견이 생겨 재계약하지 못했다. 뒤늦게 3월이 되어서야 강릉시청에 둥지를 틀어 경기력을 끌어올리려 애썼다. 하지만 평창에서 보였던 기량을 보이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올림픽을 앞둔 해였기에 2대회 연속 진출을 노리던 팀 킴에게는 적지 않은 고난의 시간이었다. 평창 대회에서는 개최국 자동 출전권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올림픽 기회를 따내야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팀 킴은 뚜벅뚜벅 목표를 향해 걸어나갔다. 12월 중순 네덜란드 레이와르던에서 열린 올림픽 자격대회에서 본선 최종전까지 가서야 올림픽 티켓을 간신히 획득할 수 있었다. 믹스더블, 남자 컬링이 모두 올림픽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팀 킴은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4년 간의 시간 동안 팀 킴은 더 똘똘 뭉쳤다. 김선영은 “베이징 올림픽은 올림픽에 한번 더 다시 참가하는 뜻깊은 자리다. 우리끼리 잘 준비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과거의 힘든 기억을 잊고 앞으로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 목표를 금 1~2개로 잡았다. 컬링은 금메달 획득 예상 종목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팀 킴은 개의치 않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임명섭 여자컬링 대표팀 감독은 “평창 대회에서는 나라에서 올림픽을 보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면 베이징 대회는 선수들 스스로가 올림픽 티켓을 획득한 좀 더 의미있는 대회”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책임 의식 가지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4년 전에는 관중들이 워낙 많이 응원해줘서 상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을 했을 수 있는데 베이징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없어서 우리들이 스스로 이뤄내야한다. 그런 부분에 집중해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영은 “우리 팀 전체가 목표로 하는 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평창에서도 과정에 집중했던 것처럼 한 경기, 한 경기 차근차근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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