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몰래 숨어서 훈련..과욕이었다" 트레이드 복덩이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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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몰래 숨어서 훈련..과욕이었다" 트레이드 복덩이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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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진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의 ‘트레이드 복덩이’ 이승진(27)에게 2021시즌은 ‘과유불급’의 참 의미를 되새긴 한해였다.

지난 2020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해 단숨에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찬 이승진. 이에 힘입어 2021시즌도 홍건희와 함께 뒷문을 든든히 지킬 것으로 예상됐지만 5월 말 햄스트링 부상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겪었다. 이후 구속 저하와 잦은 기복 속 필승조에서 밀려났고, 아쉽게 추격조에서 두산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승진은 지난해 부진을 연습으로 극복하려 했다. 그런데 그 연습이 너무 지나쳤다. 쉬는 날에도 팔이 빠지게 공을 던진 나머지 정작 실전 무대에서 힘을 쓸 수 없었다. 사령탑의 휴식 권유에도 이를 무시하고 연습을 했다가 결국 자신의 자리를 잃었다.

이승진은 “쉴 때 쉬지 않았다. 밸런스가 안 좋아도 계속 던지며 컨디션을 되찾으려 했다”며 “감독, 코치님 눈을 피해 숨어서 공을 던진 날도 있었다. 그러면서 더 나빠졌다. 힘을 너무 많이 소모하며 구위가 떨어졌다. 이후 1군에서 감독님 몰래 쉐도우 피칭을 하다가 걸린 적도 있는데 다 욕심이었다. 쉴 때는 쉬어야 한다”고 후회했다.

선배들도 이승진의 과도한 연습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하루는 오재원 선배님이 ‘내가 쉬지 않으니 팔이 더 안 좋아진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아마 안 좋을 때 쉬었더라면 빨리 회복했을 것”이라며 “장원준, 이현승 등 베테랑 선배님들을 봐도 할 때 하고 쉴 때 쉰다. 절대 도를 지나치지 않는다. 도를 넘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이 맞다”고 깨달음을 전했다.

두산 이승진 / OSEN DB

이승진은 구속이 찍히는 전광판과도 싸워야 했다. 그러나 투수조장 홍건희의 조언으로 습관을 고쳤다. 이승진은 “전광판 구속이 계속 신경 쓰였다. 연투한 날이면 구속이 떨어지는데 그 또한 이겨내고 싶었다”며 “홍건희 형이 ‘전광판을 보면 괜히 힘만 더 들어가니까 보지 말고 타자에만 집중해라’는 조언을 해줬는데 그렇게 하니까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이 생겼다. 타자에만 집중하며 제구가 좋아졌고 여유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승진은 다행히 9월부터 제 폼을 되찾고 10월 평균자책점 2.38의 호투로 팀의 극적인 정규시즌 4위에 공헌했다. 비결은 내려놓기였다. 이승진은 “여름에 2군에서 구위, 구속이 너무 안 좋았다. SK 시절 좋지 않았던 나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며 “그러면서 내려놓기 시작했는데 막바지 구위가 돌아왔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되돌아봤다.

과유불급을 제대로 깨달은 이승진의 올해 목표는 필승조 복귀다. 연습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며 데뷔 첫 풀타임도 경험해보고 싶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께 믿음을 드려 필승조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며 “작년처럼 좋았다가 고꾸라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겠다. 프로 입단 후 풀타임을 치러본 적이 없는데 올해 노력해서 꼭 풀타임을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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