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린저, KGC 테크니션 외인 계보 이을까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가 한창인 가운데 안양 KGC인삼공사 외국인선수 자레드 설린저(28·206cm)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4강 플레이오프는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대결이 치열하게 진행중이다. 당초 4강 직행팀인 정규리그 1위 KCC와 2위 현대모비스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설린저의 엄청난 존재감으로 인해 3위 KGC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크리스 맥컬러(26·208㎝)의 대체선수로 5라운드 후반에 들어온 설린저는 별다른 적응기 조차 거치지 않은 채 KG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전 부문에서 고르게 활약하는 것은 물론 팀원들과 함께하는 농구를 통해 홈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외국인선수 문제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던 김승기 감독의 얼굴이 활짝 폈다.
설린저의 위력은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3경기서 평균 36.28초를 뛰며 평균 28점을 폭격해 kt전 싹쓸이를 지휘했다. 현대모비스와의 4강전에서도 1차전 40득점 13리바운드, 2차전 21점 14리바운드로 펄펄 날며 연승을 이끌었다. 설린저가 이끄는 KGC는 플레이오프 들어 아직까지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설린저의 공격 공헌도가 워낙 높은지라 KGC는 수비에 특화된 특급 디펜더 양희종(37·194㎝)과 문성곤(28·196㎝)을 공격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동시 투입할 수 있게 됐다. 플레이오프 들어 다소 부진한 가드 이재도(30·180㎝)와 변준형(25·185㎝)도 공격 부담을 덜었다. 설린저가 만들어준 빈 공간에서 슈터 전성현(30·189㎝)의 외곽슛이 불을 뿜고 있으며 오세근(34·200㎝)도 우산 효과를 제대로 받고 있는 모습이다.
대체 외인으로 들어온 설린저 한 명으로 인해 KGC의 팀 밸런스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 인해 현재 맞상대인 현대모비스는 물론 다른 조에서 경합 중인 KCC와 전자랜드 역시 설린저를 의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설린저 시리즈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현재까지의 플레이오프다.
▲ KGC인삼공사 외국인선수 자레드 설린저는 역대급 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
ⓒ 안양 KGC인삼공사 |
테크니션 외인을 잘 뽑았던 KGC
예전부터 KGC는 유달리 테크니션 외국인 선수 복이 많은 팀으로 꼽혔다. 초창기 최고 테크니션으로 꼽혔던 제럴드 워커(184cm)를 필두로 래리 데이비스(183.5㎝), 데니스 에드워즈(192cm), 마퀸 챈들러(196.5㎝), 단테 존스(195cm), 키퍼 사익스(178cm) 이르기까지 기량은 물론 특별한 임팩트까지 남긴 외인들이 득실거렸다. 'KGC는 테크니션 외인을 잘 뽑는 팀'이라는 이미지마저 만들어질 정도였다.
원년 용병임에도 불구하고 워커는 지금까지도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름이 언급될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굵직한 자취를 남겼다. 작은 체구의 가드 용병이었지만 빠른 몸놀림과 다양한 기술을 통해 상대팀을 혼란에 빠트렸고 팬들에게는 화려함이라는 재미를 안겨줬다.
대학 시절 WCC 컨퍼런스에서 3년 연속 스틸왕, 2년 연속 득점 선두권을 형성했던 선수답게 국내 리그에서도 KBL이 단신 용병에게 원하던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현란한 드리블을 바탕으로 당시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노룩 패스와 탄력 넘치는 덩크슛을 연일 터트리며 관중들의 함성을 일으켰다.
데이비스는 신장은 크지 않았지만 '득점 머신'으로 맹위를 떨쳤다. 자유투, 3점슛 등 정확한 슈팅력을 갖춘 것은 물론 올스타전 덩크슛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탄력 또한 엄청났던지라 내외곽을 넘나들며 상대팀을 맹폭격했다.
에드워즈는 탄탄한 근육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돌격형 득점 퍼포먼스가 일품이었다. 공을 잡자마자 상대팀 골대를 향해 달려가는 단순한 패턴 위주였지만 워낙 골 결정력이 좋아 수비수들은 눈뜨고 당하기 일쑤였다.
탄탄한 상체 근육은 어지간한 몸싸움에도 꿈쩍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볼을 잡기 무섭게 골대를 향해 반 박자 빠르게 던지는 특이한 폼의 슛은 상대팀 수비를 멘붕 상태에 빠트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별한 슛폼 없이 아무렇게나 던지는 것 같은데 너무도 잘 들어갔기 때문이다. 타이밍, 슛폼 등에서 일반적인 선수랑 너무 달랐던지라 국내 언론을 통해 '막슛'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후에 에드워즈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기술은 플로터와 러닝 훅슛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단선생'이라는 별칭이 붙었던 존스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다. 1996년 NBA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1순위로 뉴욕 닉스에 지명된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른바 클래스에서 타 외국인선수를 압도했다. 워낙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답게 장신, 단신 할 것 없이 대부분의 매치업 상대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특히 거리 불문하고 터지는 페이드 어웨이 슛은 팬들 사이에서 '사기더웨이'라고 불릴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단선생'이라는 닉네임에는 "다른 선수들을 한 수 가르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있었다.
설교수, 단선생도 못한 우승 강의 이뤄낼까?
현재의 설린저는 KGC 역대 최고의 외인 중 한 명인 존스와 비교되고 있다. 일단 대체 외인으로 들어와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당시 존스는 2004~2005시즌 후반 하위권에 처져 있던 안양 SBS(KGC의 전신)의 15연승을 진두지휘하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당시 16경기에서 평균 29.4점 12.1리바운드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단순히 개인 기량만 좋은 것이 아닌 팀플레이에도 신경을 쓰며 동료들을 살려주려 하는 등 전체적 공헌도가 매우 높았다. 존스의 합류로 SBS는 정규리그 후반 최고의 팀으로 위용을 뽐냈고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다.
설린저 역시 과거 존스가 그랬듯 대체 외인으로 합류하기 무섭게 KGC를 우승권팀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NBA 1라운드 지명에 빛나는 설린저는 빅리그에서 무려 5년간 269경기를 뛴 경력을 자랑한다. 그동안 국내 리그에서 뛰었던 빅네임들이 선수 생활 말년에 KBL에서 뛰었던 것과 달리 그는 나이도 한창 때다. 부상으로 거의 2년간을 뛰지 못했다는 것이 변수로 꼽혔을 뿐 기량과 커리어는 확실한 선수였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설린저의 팀 내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내외곽에서 전천후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에이스이자 패서로서도 센스가 넘친다. 4강에서 격돌 중인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신고해서 보내야 해. 반칙이라고" 했을 정도로 존재 자체가 남다르다. 그리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았음에도 역대 최고의 외인 중 한 명으로 벌써부터 언급될 정도다. 한수위의 기량으로 상대팀을 가르친다고해서 '설교수'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과거 '단선생' 존스는 승승장구를 거듭하다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KCC에게 무릎을 꿇은 바 있다. 만약 존스가 우승까지 이끌었으면 평가는 더욱 높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설린저는 당시 존스보다 여건이 더 낫다. 국내 선수의 면면도 더 좋을 뿐더러 현재 분위기상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만약 KCC가 상대가 된다면 KGC 입장에서는 과거 존스 시절의 리벤지 매치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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