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씁쓸한 현실 "SD, 400억 투자비용 때문에 ML 남겼다"
KBO리그 30홈런 타자의 현주소는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 끄트머리였다. 올해 김하성(26·샌디에이고)을 지켜본 현지 매체는 "올 시즌 샌디에이고가 투자 비용을 생각해 그를 로스터에 남겼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씁쓸한 현실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 유력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31일(한국시간)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수비에선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타격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요약했다.
앞서 매체는 샌디에이고의 2021시즌 40인 로스터를 돌아봤다. 1위부터 40위까지 나열했는데, 김하성은 팀의 25번째 선수로 나왔다. 메이저리그 현 로스터가 26명인 것을 감안하면 아슬아슬한 입지다.
실제 평가도 그랬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의 2022시즌을 전망하면서 "수비 재능 전부를 고려하더라도 김하성은 내년에 타격 면에서 거대한 도약을 해야 한다. 2800만 달러(약 333억원)의 투자 가치는 고사하고, 유틸리티 선수로서 메이저리그 평균을 하려면 많은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첫 해인 올 시즌 김하성은 117경기 298타석에 나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22를 기록했다. 전반기 타율 0.190, 후반기 타율 0.208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김하성./AFPBBNews=뉴스1김하성의 실패는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A.J.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환태평양 지역에 의미 있는 투자를 한 첫 번째 대상이 김하성"이라면서 "한국에 있을 때 시속 90마일(약 145㎞)이 넘는 공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점은 김하성에 대한 기대를 사그라들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프링캠프에서도 빠른 구속이 김하성을 압도했다. 수비에서도 전체적으로 빠르기에 눌린 모습이었다"면서 "(이렇듯 부정적인 면이 있었지만) 샌디에이고가 투자한 비용을 생각하면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시즌 끝까지 남은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실력이 아닌 이유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다만 김하성이 2루, 3루, 유격수 포지션에서 뛰어난 수비를 보여준 점과 이따금 홈런으로 임팩트 있는 순간을 남긴 것까지 부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결국 그런 장점에도 트레이드 마감일에 애덤 프레이저가 팀에 합류한 후 타석 수가 전반기 201타석에서 후반기 97타석으로 줄었다"고 현실을 재차 꼬집었다.
계약 당시 기대치를 생각한다면 아쉬운 결과다. 김하성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30홈런 109타점, 타율 0.306, OPS 0.921을 기록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계약 규모만 4년 2800만 달러였고 원 소속 구단 키움에 지불하는 포스팅비 552만 5000달러(약 66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399억원에 달하는 투자였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김하성이 올해 상대한 구종의 60.9%가 직구였다. 직구 상대 타율은 0.230이었다. 뿐만 아니라 변화구(커브, 슬라이더 등)에 타율 0.159, 오프스피드 구종(체인지업 등)을 상대로도 타율 0.167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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