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빈민가 미혼모, 맨주먹 하나로 올림픽 꿈 이뤘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최근 끝난 2020 도쿄올림픽 복싱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선수가 있다.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케냐의 크리스틴 온가레(26)다. 

온가레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 대회 여자복싱 플라이급(51㎏) 준결승에서 우간다의 캐서린 난지리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케냐의 크리스틴 온가레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온가레는 플라이급에 걸린 3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 중 마지막 카드의 주인공이 됐다. 웰터급의 엘리자베스 아키니이와 함께 케냐 복싱 역사를 새로 썼다. 

그전까지 케냐는 복싱 종목에서 단 한 명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온가레는 2018년 코먼웰스 게임에서는 케냐 복싱 역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온가레는 많은 승리를 따냈지만, 그전까지 그녀의 삶은 온갖 실패와 난관으로 점철됐다. 

온가레는 3일(한국시간)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12살 때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고 털어놨다. 

빈민가의 곤궁한 삶까지 얹어졌지만, 그녀는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내 어머니도 미혼모다. 어머니가 내 아이를 키워줬다"며 "어머니는 나를 학교에 보내려 했지만, 수업료와 각종 생활비를 내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온가레는 복싱에서 희망의 동아줄을 발견했다. 

그는 "복싱 외에는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며 "올림픽 본선 진출을 한다면 새로운 문이 열리고 내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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