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떠났던 사령탑, 소방수로 컴백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해 지도자 경력 위기에 놓였던 황선홍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56·사진)이 K리그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프로축구 대전 하나시티즌은 3일 황선홍 감독을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대전은 이민성 감독이 최근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뒤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들을 후보군으로 놓고 물색한 끝에 황 감독을 선택했다.

황 감독은 2020년 9월 대전에서 물러난 뒤 4년 만에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며 K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대전은 “11위에 놓인 위기 상황을 타파하며 새로운 변화와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 국내외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선수, 지도자로 풍부한 경력을 가진 황 감독이 선수단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멤버인 황 감독은 2008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지도자로 출발한 이래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 옌볜 푸더, 대전 등에서 활약했다.

황 감독은 포항 시절인 2013년 K리그 역사상 최초의 K리그1과 대한축구협회(FA컵·코리아컵) 2관왕을 달성했고, 2016년에는 서울에서 다시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다만 2017년 이후로는 실패의 기억이 많다. 서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나 2018년 성적 부진으로 사임했고,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대전에서도 목표인 1부 승격을 달성하지 못한 채 스스로 물러났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승 우승으로 3연패에 성공했지만 최근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지도자 경력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84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황 감독은 대전에서 얻은 두 번째 기회를 살려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황 감독은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라면서 “팀이 현재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무겁게 안고 있다. 그동안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빠르게 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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