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화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고래 싸움에 엄한 새우 등만 터진다.
프로야구 롯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내부 불화설이 또 고개를 든 까닭이다. 촉발제가 된 것은 포수 지시완의 기용 문제다. 11일 부산 키움전. 롯데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팬들은 11회말 2사 1,2루 득점권에서 지시완 대타카드를 쓰지 않은 허문회 감독의 운용에 불만을 토로했다. 절묘한 타이밍에 성민규 단장의 SNS 메시지까지 더해졌다. “답장 못 드려 죄송하다. 많은 힘이 된다.” 이후 삭제됐지만 단장과 감독의 갈등으로 비춰지기 충분했다.
지시완은 2019시즌을 마치고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투수 자원을 내주고 영입했을 만큼 기대가 컸다. 포수 불안뿐 아니라 공격 쪽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해 3경기 등판에 그쳤다. 시즌 중반 불미스러운 개인사에 휘말린 측면도 있지만, 그 이전에도 1군에서의 활약을 보기 어려웠다. 당시 허문회 감독은 수비력을 언급했다. “반쪽자리 선수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경험을 쌓는 게 더 낫다고 봤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냉정하게 세 번째 포수로 분류된 모습이다. 김준태, 강태율 다음이다. 선발로 나선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기량에 따라 차등의 기회를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지시완이 보여준 임팩트 때문이다. 6월 창원 NC전에서 교체 투입돼 상대 마무리 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13일 기준 김준태와 강태율은 각각 20타수 2안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사실 선수기용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최종 선택도, 그에 따른 책임도 오롯이 감독이 진다.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이 자신의 SNS로 쓴소리를 한 배경이기도 하다. 심지어 아직 시즌 극 초반이다. 10경기도 채 치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유독 롯데 주변에서 구설수가 끊이지 않을까. 다른 구단 역시 경기 내용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지만 롯데처럼 내부 문제로까지 확대된 경우는 거의 없다. 단순히 구단과 팬들의 눈높이가 달라서만은 아닌 듯하다.
중심에 계속되는 불화설이 있다. 지난해에도 단장과 감독 사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컸다. 대표이사가 한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이를 인정하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이번 논란은 곪아 있던 이슈가 수면 위로 오르는 하나의 계기였을 뿐이다. 묘한 기 싸움 속에 지쳐가는 것은 선수들이다. 지성준의 경우 트레이드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김준태, 강태율 역시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을 터. 하나로 똘똘 뭉쳐 앞으로 나아가기에도 부족한 시즌이다. 롯데를 흔드는 주체가 누구인지 냉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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