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니는? 조송화는?…교체도 결별도 어려운 IBK의 현실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은 팀 내 불화설에 따른 프런트의 부실 대응, 그리고 서남원 전 감독의 경질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에서 배구계 파장이 크다. 감독 지시에 불만을 표출한 뒤 무단이탈로 팀 분위기를 뒤흔든 김사니 코치가 아무런 징계없이 감독대행에 오르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앞서 주전 세터 조송화는 두 차례 무단이탈로 사태를 키웠다. “은퇴하겠다”던 조송화는 이제 입장을 바꿔 팀 복귀를 원하는 상황이다.

사태가 커지자, IBK기업은행은 지난 23일 구단과 모기업 차원에서 입장문을 내면서 김 대행의 임시 감독 체제를 강조했고, 조송화와도 결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김 대행도 자신이 감독대행에 오른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자,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 사퇴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IBK기업은행의 차기 사령탑 선정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단 관계자는 25일 “구단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IBK기업은행은 개막 후 긴 연패에 빠졌을 때 이미 구단이 새 사령탑을 물색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 방송사 해설위원이나 여자팀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사령탑들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후보군을 선정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사실이 아니다. 팀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지만, 최대한 빨리 정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구계에서 지도자 인력풀이 좁은 데다, 안팎으로 잡음이 많은 IBK기업은행의 지휘봉을 잡을 적임자를 찾는 과정도 쉬워보이지 않는다. 배구계 일각에서는 자연스럽게 팀 사정을 잘 아는 김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그대로 치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송화와 결별하려는 과정도 어렵다. IBK기업은행은 조송화의 ‘구두 합의’를 근거로 한국배구연맹(KOVO)에 임의해지 공시를 요청했다. 하지만 2021시즌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배구 프로스포츠 선수 계약에 따라 임의해지를 위해서는 선수 본인의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 KOVO에서는 일단 IBK기업은행 공문을 반려한 상태다.

조송화가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조송화의 임의해지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감독에게 항명한 것이 공개되면서 트레이드 카드로서 활용도 쉽지 않아졌다. 트레이드 역시 선수 동의가 필요하다. IBK기업은행측은 “여전히 고민 중인 사안”이라면서 “새로운 계약서가 도입된 이후, 첫 사례라 여러 곳에서 자문을 얻고 있다”고 했다.

IBK기업은행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징계는 계약 해지가 유력하다. 선수나 구단이 서로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각각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KOVO 관계자는 “조송화의 경우, 해지 케이스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양 측의 갈등이 커지면, 선수계약서 26조에 따라 구단과 선수의 요청으로 KOVO 상벌위원회가 분쟁 해결을 위해 나설 수 있다. 잔여연봉 등을 두고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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