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밖에 몰랐던 친구…그만 좀 하라고 할 정도" 장민재가 잊지 않은 스승, 고맙고 안타까웠다
버건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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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 14:44
“운동 좀 그만 하라고 하던 친구였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장민재(34)는 지난 8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당진시 리틀야구단을 초청했다. 야구 용품을 지원하면서 단체 관람을 지원했다. 30명의 선수들과 함께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찾은 나현호 당진시 리틀야구단 감독은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현호 감독은 장민재의 광주화정초-무등중 시절 코치로 오랜 인연을 맺었다. 장민재는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한창 야구를 배울 때 코치님이셨다. 지금 내가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있게 만들어주신 은사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용품을 지원했다. 별 거 없지만 어린 선수들이 즐겁게 야구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나 감독은 “광주 출신이지만 우연치 않게 당진에 와서 리틀야구단을 맡고 있다. 민재가 언젠가 한 번 ‘도와줄 게 있냐’고 해서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야구장에 왔다. 야구 구경도 하고, 아이들의 꿈이 커질 것 같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민재에게 제자이지만 감사하다”며 웃은 뒤 “민재는 재능이 있어서 야구를 빨리 시작했다. 초등학교 팀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민재가 중학교 올라갈 때 같이 가면서 7년 함께했다”고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 감독은 “더 커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못내 아쉬움도 드러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장민재는 광주 지역에서 알아주던 투수 유망주였지만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이 던졌다. 어린 나이에 공 던지는 게 너무 즐거워 던지고 또 던졌지만 프로 입단 전부터 두 번이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 구속이 더 늘지 않았다.
나 감독은 “민재는 정말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운동 좀 그만 하라던 친구다. 조금씩 하라고 말했다. 투수인데도 주장을 시킨 이유가 책임감이 있고, 운동밖에 몰랐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전국대회 11승1패를 전부 민재가 할 정도로 많이 던졌다”고 떠올렸다.
이어 나 감독은 “솔직한 말로 고등학교 올라가서 좀 쉬라고 하기도 했다. 1학년 올라가자마자 140km대 후반을 던지다 보니 바로 에이스를 했었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몸이 안 따라주니 안타까운 부분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선수를 하고 있고, 앞으로 또 지도자 생활도 할 거다”며 어엿한 베테랑으로 자란 제자를 뿌듯해했다.
어릴 때 워낙 대단한 소질을 보였던 장민재이기에 나 감독의 마음 한구석에는 안타까움도 컸다. 광주일고 1학년 때만 해도 ‘제2의 한기주’라고 불린 장민재였지만 2학년 때부터 구속이 떨어졌고, 고향팀 KIA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한화에 지명됐고, 올해로 어느덧 프로 16년 차 베테랑 선수가 됐다.
프로에서도 느린 공으로 인해 매번 어려움에 부딪쳤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선발과 중간, 롱릴리프와 추격조 등 어떤 보직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던졌다. 1군 12시즌 통산 305경기(113선발)에서 770⅔이닝을 소화하며 35승54패4홀드 평균자책점 5.15 탈삼진 521개를 기록하고 있다.
불같은 강속구는 없어도 주무기 포크볼을 앞세운 공격적인 투구와 안정된 커맨드로 롱런 중이다. 지난겨울에는 한화와 2+1년 최대 8억원의 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도 아니고, 대형 계약도 아니지만 오랜 기간 팀에 헌신한 원클럽맨으로 가치를 인정받으며 성공한 프로야구 선수 인생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에도 장민재는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16일 1군 콜업 후 18경기(19⅓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14개로 불펜에서 쏠쏠하게 힘을 보태고 있다. 김경문 신임 감독의 한화 데뷔전이었던 지난 4일 수원 KT전에선 4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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