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초등생때 덩크슛" 203cm 괴물 고교생
高2 여준석, 아시아컵 국가대표로
농구의 꽃이라는 덩크슛, 그것도 점프한 채 공을 한 바퀴 돌린 다음 내리꽂는 ‘윈드밀(windmill) 덩크’를 실전에서 아무렇지 않게 구사한다. 키 203㎝에 윙 스팬(wing span·양팔 벌린 길이)은 207㎝. 제자리 점프 83㎝에 러닝 점프로는 349㎝ 높이까지 손이 닿는다.
NBA(미 프로농구)에서나 볼만한 이 피지컬과 탄력의 주인공은 용산고 2학년 여준석(19). 오는 20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리는 남자 농구 아시아컵 예선에 출전할 고교 선수다.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단 것은 하동기·하승진 부자와 신동파, 최진수, 이종현에 이어 여섯 번째다. FIBA(국제농구연맹)도 그의 발탁을 주요 소식으로 다뤘다.
◇초6 때 처음 덩크슛
지난 4일 용산고 체육관에서 만난 여준석은 ‘괴물’이란 별명에 잘 어울리는 근육질 체구를 지녔지만, 늘 생글생글 웃는 소년이었다. 혹자는 그를 두고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를 닮았다’고 하고, 시쳇말로 ‘훈남’이라고도 한다. 그런 그에게 “혹시 덩크슛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고 묻자 눈빛이 변하더니 림을 박살 낼 기세로 공을 내리꽂았다. 첫 덩크슛은 언제였을까.
“초6 때요. 예전에 코치님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설마…. 아동용 골대였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용산중 입학을 앞두고 농구를 시작했을 때 성인용 골대에 덩크슛을 했어요. 그때 키가 188㎝쯤 됐을 거예요.”
여준석은 농구선수 출신 아버지(194㎝)와 키 큰 어머니(173㎝)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를 앞세워 중학교 무대를 평정했다. 키 2m에 움직임까지 좋은 그를 막을 선수가 없었다. 그는 중2 때 소년체전 결승에서 혼자 50점 34리바운드를 올렸다.
그는 골밑뿐 아니라 외곽 움직임도 좋다. 이세범 용산고 코치는 “2m 넘는 장신임에도 수비 선수 타이밍을 뺏은 후 점프슛을 하거나, 밖으로 빠져나와 3점슛을 쏘는 플레이에도 능하다”며 “한국 농구에서 거의 볼 수 없던 희귀한 선수”라고 했다. 현재 센터, 파워포워드를 주로 맡는 여준석은 “민첩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상체를 키워 3번(스몰포워드)을 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자신의 운동능력을 맘껏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여준석이 지난 4일 용산고 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고운호 기자◇NBA·올림픽 가슴에 담고 뛴다
여준석은 2018년 말 호주 캔버라 NBA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나 농구 선배 이현중과 함께 생활했다.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 담겨 있었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채로 가서 많이 고생했죠.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인사해도 대답 못하고 현중이 형한테 도와달라고 한 적도 있어요. 형이 밤마다 저를 붙잡고 영어 공부를 시켰어요. 단어 시험도 봤는데 자꾸 틀려서 형한테 혼나기도 했어요.”
여준석은 미국 데이비드슨대에 입학한 이현중에게 ‘공부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생각을 바꿔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 그는 “농구에 100%를 쏟아부어도 외국에 갈까 말까 한데, 미국 대학 가면 학업 때문에 농구가 뒷전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물론 NBA 도전을 접은 것은 아니다.
'괴물 신인'의 덩크슛 - 아시아컵 예선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열두 번째 선수’는 수십번씩 덩크슛을 하면서도 지치는 기색 하나 없었다.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 마크를 단 용산고 2학년 여준석이 지난 4일 오전 학교 체육관에서 원핸드 덩크슛을 하는 모습. 그는‘괴물 신인’이라는 별명에 대해 “다소 부담도 되지만 그걸 이겨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께서 늘 겸손하라고 강조하셨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여준석과 이현중을 두고 남자 농구 대표팀의 미래를 기대하는 팬이 많다. 여준석은 “우리가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현중이 형 말고도 다른 학교에 좋은 선수들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밝힌 선수 생활 목표는 올림픽 본선에서 2승을 거두는 것. 남자 대표팀은 1988 서울올림픽 이후 올림픽 승리가 없다.
여준석은 곧 3학년이 된다. 그가 곧바로 프로에 도전할지, 대학에 진학할지 벌써 농구계 이목이 쏠린다. 그는 “올해 말이나 돼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단 이번 아시아컵 예선에서 대표팀 열두 번째 선수로서 많이 보고 많이 들으면서 프로 선배들과 친해지고 싶다”고 했다.
몸집도, 말하는 내용도 어른스럽고 때론 신중했지만 아이돌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여준석은 “현중이 형과 함께 블랙핑크 영상을 보는 게 호주 생활의 낙이었다”며 “제니를 멀리서라도 실물로 딱 한 번 볼 수 있다면 원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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