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된 이다영의 SNS 폭로
[스포츠경향]
이다영 SNS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
누군가를 저격하기 위해 이렇게 쓴 글은 결국 자신을 옭아매고 말았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배구 선수 이다영과 이재영(25·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는 ‘학폭 스캔들’을 일으킨 가해자가 됐다. 자신들이 학창 시절 했던 가해는 까맣게 잊고 SNS를 통해 다른 이를 비판하려던 글은 스스로에게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10일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자필로 쓴 사과문을 올렸다. 이들은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문을 올리고 학교 재학 시절 잘못한 일을 반성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재영은 ‘저의 잘못된 언행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며 ‘잘못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썼다. 이어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으며 (피해자들을) 직접 뵙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면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이다영도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리고 운동한 동료에게 힘든 기억에 상처를 준 언행을 해 깊이 사죄드린다’며 직접 찾아뵙고 사과할 것이며 ‘깊은 죄책감을 느끼며 자숙하고 반성하겠다’고 적었다.
이날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이들 자매의 ‘학폭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결국 학폭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흥국생명 구단도 “이재영·다영 선수의 학교폭력 사실과 관련해 팬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며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한 일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배구팬들은 이번 사건을 보면서 씁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한다. 이다영은 최근 팀내 내분설의 중심에 선 가운데 SNS를 통해 누군가를 저격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며 논란을 키웠다. 팀원으로 추측되는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다영은 ‘강한자에게만 굽신거리고 약한이에게는 포악해지는 일, 살면서 절대 하지말아야 할일’ 등을 자필로 적어 올렸다. 자신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계속해서 드러냈다. 그러면서 ‘곧 터지겠지. 터질거야. 내가 다 터뜨릴거야’라며 폭로 의사도 드러냈다. 스타 선수가 팀원과의 갈등을 드러내면서 흥국생명은 최근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경기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진짜 사건은 엉뚱한 데에서 터졌다. 학창시절, 그들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였다. ‘곧 터질거야’라는 그의 말대로 큰 사달이 일어났다. 결국 이다영이 최근에 올린 SNS 글은 결국 스스로에게 되돌아온 꼴이 돼 자신이 사과문을 쓰게 됐다. 팀과 팀원을 무시하고 존중하지 못했던 그 인성은 묘한 시기에 정확히 부메랑이 돼 날아왔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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