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측정 결과, 우리도 깜짝 놀랐다" 2억 투자한 롯데 '피칭랩' 효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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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00:21
-롯데 자이언츠, 16일 언론에 ‘피칭랩’ 첫 공개…지난해 2억 투자해 개설
-김진욱, 몸에 센서 부착하고 투구하는 시연…롯데도 깜짝 놀란 결과
-뛰어난 수직 무브먼트와 높은 RPM 확인, 오버핸드 투구폼에 자신 얻어
[엠스플뉴스=사직]
롯데 자이언츠 신인 김진욱은 좀처럼 보기 드문 ‘완전’ 오버핸드 투수다.
흔히 오버핸드, 정통파라는 표현을 쓰지만 말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폼으로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다. 오버핸드로 분류되는 투수도 실제로는 스리쿼터에 가까운 팔 높이에서 던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리하게 팔 각도를 높여 오버핸드로 던지는 건 지도자들이 권하지 않는다.
투수마다 가진 신체조건과 근육의 특성이 다르고, 공을 던질 때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자세가 있게 마련이다. 이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팔 각도를 높이면, 자칫 투구 밸런스를 잃고 제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높은 각도를 유지하려다 어깨와 팔꿈치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다. 팔 각도를 높이는 게 무조건 능사는 아니란 얘기다.
그런데 김진욱은 스리쿼터가 아닌 진짜 오버핸드로 공을 던진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내리꽂는 투구폼이다.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처럼 높은 팔 각도에서 공을 던졌다”고 했다.
이 때문에 어릴 때부터 ‘폼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종종 받았다고 한다. 김진욱은 “팔이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도 “장단점이 있겠지만, 팔이 높아서 다칠 위험이 있다고 보진 않는다. 팔을 낮추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진욱은 롯데에 입단한 뒤 자신만의 투구폼에 더욱 확신을 하게 됐다. 고교 시절까진 ‘감’에 의존한 투구를 했다. 투구폼 분석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확인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롯데에서 초고속 카메라와 랩소도 등 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아, 이전엔 몰랐던 자기 투구폼의 장점을 확실히 알게 됐다.
김진욱은 “팔 각도가 높았을 때 장점을 이제 알았다. 내 공의 스피드나 회전수가 얼마나 나오는지 항상 궁금했는데, 랩소도로 측정하면서 알게 됐다”며 “볼 스피드는 평균 141, 최고 145km/h 정도가 나오고 RPM(분당 회전수)은 2300 중반대가 나온다”고 했다.
16일엔 ‘피칭랩’에서 투구폼을 정밀 분석할 기회도 가졌다. 이날 롯데가 처음 미디어에 공개한 ‘피칭랩’은 지난해 약 2억 원을 들여 개설한 시설로, 선수 부상 방지와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운동력을 측정하는 게 목적이다. 몸에 25개의 센서를 부착한 뒤 모션 촬영 카메라 앞에서 투구하면, 동작 시간과 각 관절의 각도, 각가속도 등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롯데 박현우 육성 스카우트 총괄(부단장)은 “오늘 피칭랩에서 김진욱을 측정하고 R&D 팀과 육성 파트에서 놀랐다”고 했다. 박 총괄은 “김진욱은 공을 정확하게 오버핸드로 던진다. 팔이 올라가면서 어깨와 팔꿈치 속도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김진욱은 특이한 오버핸드로 던지면서도 다른 투수들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낸다. 그런 속도를 낼 힘이 내재한 선수라고 본다”고 했다.
측정 결과 김진욱의 속구는 12시에서 6시 방향에 가까운 ‘백스핀’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투수들처럼 2시 혹은 3시 방향으로 기울어진 회전축이 아닌, 글자 그대로 수직 방향의 회전축을 형성하는 패스트볼을 던진다. 이 경우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타자 입장에서 공이 마치 떠오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선사한다.
박 총괄은 “시속 140km/h라고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볼은 공이 떠오른다는 느낌, 묵직한 느낌을 준다”며 “김진욱은 공을 정확한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폼을 갖고 있다. 종 무브먼트가 좋고, 여기에 회전수도 2300 이상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김진욱도 “팔이 높으면 타자가 치지 못하는 각도가 나오고, 볼의 회전수도 많아진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의 과학적 접근이 투구폼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더해준 셈이다.
롯데는 피칭랩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토대로 코칭스태프, R&D팀, 스포츠 사이언스팀이 함께 논의한다. 동작을 수정하거나, 선수에게 맞는 훈련 방법을 찾는 데 데이터를 활용한다. 상동 2군 캠프에선 미국 드라이브라인의 훈련 방법을 도입해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진욱도 “브랜든 맨 코디네이터가 드라이브라인 훈련법을 알려주고 동작도 자세히 보여준다. 스피드를 내려면 상·하체 분리와 몸의 꼬임이 중요한데, 스피드도 훨씬 잘 나오고 몸도 잘 풀린다.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사이언스 팀의 세심한 관리도 큰 도움이 된다. 김진욱은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신다. 몸의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왜 피로를 느끼는지 잘 알려주신다”며 “몸무게가 2~3kg 정도 늘고 근육도 붙었다. 지금 몸무게가 95kg 정도인데 지금 상태가 딱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아마추어 때는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면서, 확실하게 알고 하니까 좋다. 컨디션도 정말 좋고, 아픈 데도 하나 없다. 나 자신에게 기대가 된다. 이번 시즌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롯데가 야심차게 도입한 스포츠 과학과 함께, 김진욱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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