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중 '조기퇴근' 사우디 감독 "경기 끝난 줄 알았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승부차기 도중 자리를 뜬 데 대해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사우디는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한국과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졌다. 사우디는 후반 막판까지 1-0으로 앞서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조규성(미트윌란)에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한 사우디는 슈팅 2개를 막아낸 한국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벽에 막혀 사실상 역전패를 당했다.
만치니 감독은 승부차기에서 사우디의 두 번째 실축이 나오자 남은 경기를 보지 않고 벤치를 박차고 나와 라커룸으로 향했다. '조기 퇴근'하는 그의 뒷모습은 그대로 중계 화면에 잡혔다.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들을 다독이고 동기부여 해야 하는 팀의 수장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만치니 감독은 전 세계 축구 감독 중 최고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그의 연봉은 약 360억원으로 추정된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해명을 요구하는 사우디 취재진에 "사과한다,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면서 "누구든 존중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도 만치니 감독의 행동에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랍권 일간 아샤르크 알아우사트에 따르면 야세르 알미세할 사우디축구협회장은 한국과의 16강전에서 나온 만치니 감독의 행동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알미세할 회장은 현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만치니 감독이 (그라운드를) 떠난 건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만치니 감독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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