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경험·팀워크 부족한 클린스만 감독…뮐러 위원장이 답할 차례다

위르겐 클린스만(58·독일)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선임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간의 지도자로서 행보를 봤을 때 '의문점'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며 "계약 기간은 다음달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다. 연봉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은 조만간 논의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또, 재임 동안 국내에서 거주하는 것을 계약 조건으로 추가했다"며 "다음주 중에 입국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주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이클 뮐러(58·독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제시한 조건에 충족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왔지만, 결국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실제 클린스만 감독은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내세운 선임 기준에 부합하는지 살펴보면 다섯 가지(전문성·경험·동기부여·팀워크 능력·환경적 요인)를 모두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 동기부여 측면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판단에 맡기고, 환경적인 요인도 협상을 통해 해결됐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세 개 부문은 부합한다고 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감독에게 있어서 전문성이란 전술 체계와 철학, 훈련 시스템, 선수 관리 및 육성, 의사소통 능력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를 시작한 이래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실제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코치진에게 상당 부분을 맡기고 미국에서 보고받는 형식을 통해 일을 처리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당시 수석코치였던 요아힘 뢰프(63·독일) 감독에게 전술 체계를 일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21세기 대표하는 수비수 필립 람(39·독일)도 자서전을 통해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 밑에서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 훈련은 없었다. 선수들끼리 플레이 방식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경기 전에 따로 모여야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감독으로서 경험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2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9개월,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5년을 보냈다. 감독 커리어를 다 합쳐도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물론 월드컵을 두 차례(2006년·2014년) 경험한 부분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여러 리그나 대회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돌발적인 변수가 발생했을 때 이를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면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팀을 이끈 경험이 없어 실전 지휘 능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2016년 11월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떠난 이후로 야인으로 지내왔다. 2019년 11월부터 헤르타 베를린(독일) 지휘봉을 잡긴 했지만, 3개월 도 채 되지 않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임을 발표하며 떠났기 때문에 경력으로 인정하기에는 애매하다.

팀워크 능력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갈등을 맺었던 적이 몇 차례 있었다. 특히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유럽 무대를 청산하고 조국으로 돌아오자 비판했던 바 있다. 여기다 미국 축구를 무시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점을 놓고 봤을 때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제대로 잘 이끌 수 있을지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는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답할 차례다. 각 기준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임한 배경과 이유를 설명하면서 축구계를 납득시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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