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려서"..피겨 신예 발리예바 약물 양성 면책되나

기사내용 요약
발리예바 금지약물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
심장 치료 목적인지 불분명…쑨양이 썼던 약물
IOC 공식공지 보류…16세 미만 정보보호 영향
"출전 정지 아니다"…러 언론 면책 가능성 보도
ROC는 침묵으로 일관…선수단도 "노 코멘트"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시상대에서 밝게 웃고 있다. 2022.02.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진경 인턴 기자 = 피겨 신예 카밀라 발리예바(15)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피겨 혼성 단체전에서 1위를 차지한 러시아 팀에 메달 수여가 불투명해졌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 등이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메달의 향방에 발리예바의 나이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발리예바가 면책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ABC 계열사 WPBF는 발리예바가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18세 미만으로 한정한 보호 대상자에 해당해 정보공개보호 등 "추가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다. IOC는 해당 논란 관련 협의를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발리예바가 지난달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선수권대회를 직전에 샘플을 제출했으며, 발리예바가 해당 약물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는지와 심장병력이 있는지 여부는 밝혀진 바 없다고 ESPN은 전했다.

당초 러시아 매체 RBC는 러시아피겨연맹 측 소식통을 인용해 "발리예바가 심장약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ESPN은 러시아가 해당 결과를 두고 항의나 분쟁을 진행 중인지는 정확히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트리메타지딘은 급격한 혈압 변동을 제한하는 약물이며, 각성제로 오남용될 수 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금지하고 있다.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졌다.

해당 약물은 앞서 올림픽 3관왕인 중국 수영 선수 쑨양이 2014년에 복용해 출전 정지 처분을 받으며 세간에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더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러시아 봅슬레이 선수 나데즈다 세르게예바는 당시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 자격을 박탈당하고 8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ESPN은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이 근육 성장을 돕는 등의 기능을 하는 전통적인 도핑 약물을 사용한 사례는 드물었지만, 이뇨제를 활용해 체중 관리를 하는 등의 약물 사용 적발 사례는 다수라고 전했다.

의혹의 중심에 선 발리예바는 10일 오전에도 베이징 캐피털경기장 인근 보조 링크에서 코치와 함께 여자 싱글 경기를 대비한 훈련을 이어갔다고 보도됐다.

현재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쏟아지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 중이지만, 러시아빙상연맹 대변인 올가 에르몰리나는 "그(발리예바)는 출전 정지를 당하지 않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남자 피겨 싱글에 출전하는 ROC 소속 선수 마르크 콘드라츄크도 취재진의 잇따른 도핑 관련 질문에 "노 코멘트(No comment)"라며 입을 닫았다.

외신은 국제검사기구(ITA)가 지난 10일 이란 남자 알파인 스키 선수 호세인 사베흐 솀사키가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금지약물로 정한 데히드로클로로메틸 테스토스테론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명확히 밝힌 것과 이번 발리예바 사태는 사뭇 대조적인 양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발리예바에 면책 판정이 내려지지 않고 러시아 팀이 실격되면, 피겨 혼성 단체전 첫 금메달이 미국에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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