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이 5연승을 달리며 시즌 막판 무섭게 추격 속도를 올리고 있다. 16일까지 현대건설이 28경기에서 승점 65점, 흥국생명이 29경기 승점 64점으로 2위다. 흥국생명이 1경기를 더 치렀고, 승점도 아직 처지지만 최근 기세가 워낙 무섭다. 전날 IBK기업은행을 꺾고 연승을 이어가면서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승리한 기쁨도다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전날 인천 삼산체육관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외국인 주포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가 경기전 급작스럽게 빠졌지만 김연경(31득점), 레이나(23득점) 등이 분전했다. 앞서가던 3·4세트를 내준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주요 공격 무기를 하나 잃은 채로도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다만 윌로우의 컨디션은 신경이 쓰이는 문제다. 윌로우는 지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무릎을 다쳤다. 오른 무릎 인대가 부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지만 시즌 종료까지 남은 7경기가 워낙 중요하다. 윌로우가 경기를 빠지거나, 경기에하더라도 제 컨디션이 아니라면 타격이 크다.

IBK기업은행전에서 흥국생명은 윌로우의 빈 자리를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1·2세트 45%를 넘었던 공격 성공률이 3·4세트에선 30% 아래로 내려갔다. 윌로우를 대신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김미연이 첫 두 세트는 준수하게 활약했지만, 3세트부터 급격히 존재감을 잃었다. 흥국생명의 공격은 자연히 김연경과 레이나 둘에게 집중됐다. 그만큼 IBK기업은행 수비가 대응하기도 쉬워졌다. 경기 후 아본단자 감독은 김미연에 대해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주장이기도 하고, 플레이도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기 포지션이 아니라 어려웠을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좋은 모습을 기대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2월 이후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로 뛰어오르며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도 멀어보였던 역전 우승 가능성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정규시즌을 우승하고 여세를 몰아 지난시즌 챔프전 리버스 스윕 패배의 충격까지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윌로우의 건강은 당연히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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