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주요 길목에서 변칙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단 53분 만에 실점 뒤, 기존의 전술로 돌아오며 사실상 패착을 인정했다.

한국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후반 24분까지 0-2로 뒤지고 있다. 전반 내내 두드려 맞은 한국은 후반 8분 알나이마트가 역습 상황에서 감각적인 칩슛으로 조현우를 뚫으며 선제 실점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3명의 미드필더를 중앙에 세우는 4-3-3 전형을 택했다. 그간 4-4-2 전형을 택했던 것과는 다른 포진. 중원 숫자를 늘려 빌드업과 수비에 안정감을 찾고자 한 선택이었다. 그간 대표팀이 4-4-2 전형을 택했다가 중원에서의 수적 열세로 애먹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3미들은 안정감이 떨어지고, 빌드업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재성·박용우·황인범 라인은 번뜩이는 찬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아쉬운 패스 미스가 연이어 나오며 공격·수비에서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장면이 나왔다.

한국의 첫 실점 장면 역시 빌드업 과정에서 나왔다. 박용우의 백 패스가 다소 약해 무사 알타마리에게 차단당했다. 요르단은 알타마리와 알나이마트의 ‘2맨 카운터’를 막지 못해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클린스만 감독은 곧바로 박용우를 빼고 조규성을 투입했다. 다시 황인범·이재성이 중원을 맡고, 손흥민과 조규성이 전방을 맡는 전형이다.

하지만 이 선택조차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후반 20분, 황인범이 빌드업 과정에서 공을 뺏긴 뒤, 알타마리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그의 왼발 슈팅은 조현우의 손끝을 스치고 골망을 갈랐다.

익숙한 포진으로 돌아온 한국이 다시 한번 후반에 강한 ‘좀비 축구’를 재연할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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