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콘테 데뷔전 평가 "정말 좌절스러웠다"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널뛰는 듯한 경기력이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1호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토트넘이 조금 더 침착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G조 4차전을 가진 토트넘이 피테서를 3-2로 꺾었다.

난전이었다. 5골이 터지고 퇴장자가 3명이나 나왔다. 손흥민이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었고, 전반 22분 모우라가 한 골을 추가했다. 6분 뒤에는 데이비스의 빗맞은 슈팅을 두고 경합하는 과정에서 케인이 한 골을 만들어냈다. 해리 케인을 막던 상대 수비수 야콥 라스무센이 자책골을 기록했다. 초반 30분은 토트넘에 완벽한 흐름이었다.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32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에릭 다이어가 대인 마크하던 라스무센을 놓쳐 실점했다. 7분 뒤에는 토트넘 진영에서 모우라가 공을 흘린 것이 발단이 돼 추가 실점했다.

후반전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전반전 경고 한 장을 받았던 로메로가 후반 13분 위험하지 않은 지역에서 상대 공격수를 잡아 넘어뜨려 추가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수적 열세에 처한 상황에서 상대의 공세를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선방으로 버텨냈다. 후반 36분 피테서의 센터백 다닐호 두에키가, 후반 40분엔 골키퍼 마르쿠스 슈베르트가 퇴장당하면서, 1골 차이를 겨우 지킬 수 있었다.

토트넘은 새로 부임한 콘테 감독에게 첫 승리를 선사했다. 콘테 체제에서 첫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기 이전에, 경기 내용에 대해 냉철히 짚었다. 토트넘의 공식 홈페이지에 5일 게재된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정말 좌절스럽다. 처음 30분 동안 공격하고 축구를 즐기고, 모두가 움직이던 방식이었다면 우리는 훨씬 더 즐겨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이런 식으로 경기가 흘러갈 것을 몰랐다.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다. 침착하고 겸손했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잘 알려준 경기였다"고 말했다.

다만 누군가를 비난하진 않았다. 손흥민은 "때론 고전할 필요도 있다"며 어려웠던 경기가 팀에 장기적으론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메로가 레드카드를 받으려고 했던 것이 아닌 건 명백하다. 누가 그러고 싶겠나? 하지만 때론 축구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 팀으로서도 싸워야 할 때도 있고, 우리가 그랬다.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까지 포함해, 우리가 함께 분투한 것이 자랑스럽다.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경기 내용상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웠다. 하지만 결국 원하던 결과는 가져왔고, 과정의 어려움은 남은 시즌을 치러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손흥민은 "고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피테서전을 돌아봤다.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거두며 콘테 감독과 괜찮은 출발을 알렸다. 개막 뒤 불과 3달 여 만에 새로운 사령탑을 만나게 된 토트넘은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토트넘은 오는 7일 에버턴 원정을 떠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