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어쩌다 보니 이겨야 하는 경기가 됐다

어쩌다 보니 이겨야 하는 경기가 됐다.

이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이 남았다. 우승 후보 포르투갈에 0-1로 지고, 남아공을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2경기 1실점 승점 3점을 따내고 2위에 올랐다. 현실은 차갑다. 최종전은 너무나 강한 아르헨티나다. 지면 16강이 불가하고, 비겨도 경우에 따라 탈락한다. 죽음의 조에 속한 불운이 시간이 흐를수록 꽤나 뼈아픈 상황을 만들었다.

예상과 달리 2차전까지 득점이 없는 공격진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29일 취재진 앞에 선 공격수 전세진 표정이 굳었고, 30일 인터뷰에 응한 미드필더 고재현, 공격수 엄원상 모두 "공격수들이 모두 소심해져 있다"고 고백했다. 특히 월드컵 2회 출전했지만, 아직 득점하지 못한 조영욱의 고심은 안 봐도 눈에 훤하다.

대회 전부터 불안하다고 비판을 받아온 수비는 2경기에서 1실점 했다. 수비수 이지솔은 "대회 전부터 미디어에서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많아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또한 "위기는 꼭 온다. 누가 위기일 때 버티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경기에서 1실점 했다면 잘 버틴 게 아닐까.

'문제아로 지적됐지만, 이제는 달라진 수비'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기대했겠지만, 수비 불안 장면만 대중 머릿속에 남았다. 2경기 1실점에도 수비는 믿음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수 모두 지지를 받지 못하고, 힘이 날 리 없는 상황. 아르헨티나전이 남았다. 이 대표 팀에 꽤 오래 있었던 엄원상은 "오늘 훈련이 마지막 내일 경기 마지막일 수도 있다. 그렇게 안 되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조)영욱이가 말한 건 자기는 두 번 나왔는데, 한 골이라도 넣고 싶다고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한 대목에선 조영욱이 가진 고민과, 동료를 향해 느끼는 엄원상의 측은한 마음이 일부 드러났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고, 증명하는 자리"라지만. U-20 월드컵은 증명하는 자리가 아닌 경험하는 '마지막 자리'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