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누더기 KOREA’ 사태 수영연맹, 문체부 특별감사 돌입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전에서 테이프로 특정 상표를 가린 상의를 입은 우하람이 입장하고 있다(왼쪽). 국가대표 유니폼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15일 한 선수가 임시방편으로 국가명을 붙인 상의를 입고 있다(오른쪽). |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수영연맹에 대한 ‘특별감사’에 돌입했다. 지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불거진 ‘누더기 KOREA’ 사태의 원인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한국 수영대표팀은 지난 7월 광주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때 ‘누더기 유니폼’을 입어야했다. 대표팀 트레이닝 복 상의에 ‘KOREA’ 가 새겨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다랗게 후원사 로고가 새겨졌고, 이를 테이프로 덕지덕지 가린 채 입었다. 뒤늦게 KOREA를 새겨넣었지만 이 역시 바느질로 깁거나 테이프로 붙인 수준이었다. 대회 시작 뒤 1주일이 지나서야 정상적인 유니폼이 지급됐다. 이에 대해 수영연맹은 대회 막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누더기 KOREA’는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낳은 뒤였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수영연맹 후원사 선정을 둘러싼 잡음 때문이다. 연맹은 기존 후원사인 수영복업체 아레나와의 우선협상이 결렬된 뒤 새 후원사인 스피도·배럴 컨소시엄과 후원 협상을 했다. 컨소시엄과의 새 후원 계약이 이사회 의결을 과반수로 통과했는데, 일부 반발에 의해 이 결정이 뒤집히는 일이 벌어졌다. 스피도·배럴 컨소시엄 후원계약이 무산됐고 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서둘러 다시 아레나와 후원계약이 이뤄졌다. 결국 대회 유니폼 지급과정에서 문제가 벌어졌다.

연맹은 이사회 의결이 뒤집힌 이유에 대해 “협상 관련 세부사항 조율 과정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들이 있었다”고 설명했고, 누더기 유니폼에 대해서도 “검수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원사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결국 후원규모가 줄었다는 점, 오랫동안 대표팀을 후원해 왔기 때문에 상황을 잘 알고 있을 아레나가 KOREA가 빠진 대신 자사 로고가 박힌 물건을 대표팀에 지급했다는 점 등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문체부는 후원사 결정 및 번복 등에 있어서 합리적 결정이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감사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이미 서류 감사 작업을 마쳤고 26일부터 수영연맹에 대한 현장 감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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