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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전도사의 일침, "모든 포수에게 양의지를 투영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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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학교 김성현 감독은 한국 아마추어 야구계의 ‘포수 전도사’다. 현역 시절 삼성과 롯데, 쌍방울에서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4시즌 연속 0.270 이상의 타율을, 1993시즌엔 개인 한시즌 최다인 11개 홈런을 때려내며 전성기를 보냈다. 은퇴 후엔 아마야구 지도자로 변신했다. 부산 개성고와 구리 인창고에서 배터리 코치로 활동하며 여러 포수 유망주를 키워냈다. 아마야구에는 포수 전문 지도자가 흔치 않다. 체계적으로 포수 기본기를 배우고 싶어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 그러다 보니 프로에 입단한 뒤 기초부터 다시 배우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래서일까. 포수 전문 지도자 김 감독이 활동한 개성고와 인창고는 다른 학교에 비해 포수들의 기량이 탄탄하단 평가를 받았다. 올해 8월 경찰야구단 전역 예정인 LG 박재욱은 개성고 시절 고교 레벨 최고의 송구 능력을 갖춘 포수란 찬사를 들었다.

김 감독은 2017년부터 모교 부산고 사령탑으로 자릴 옮겼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의 진솔한 소통을 중시한다. ‘꾸준한 노력과 인내는 마침내 결과를 얻는다’는 믿음으로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부산고는 김 감독 부임 이후 다시 고교야구 대표 강팀으로 거듭났다. 해마다 프로 상위 지명 선수를 배출하고, 전국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김 감독에게 야구를 물었다.

김성현 감독의 한숨, “아마야구 포수들 기본기 부족해...소프트웨어 갖춘 포수 보기 힘들어”

요즘 KBO리그에선 포수가 ‘귀하신 몸’ 대접을 받습니다. 양의지, 강민호 등 뛰어난 포수들의 활약으로 위상이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졌습니다.

(흐믓하게 웃으며) 좋은 현상입니다. 야구에서 포수는 중요성이 큰 포지션이잖아요. 저도 포수 출신인 만큼, 후배 포수들이 좋은 대접을 받으면 기분이 좋죠.

프로 무대에서 포수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건, 아마추어 야구계에서 포수 육성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얘기가 됩니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야구계에 몸 담으면서 ‘쭉’ 지켜본 결과,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걱정이요?

일단 중학교 야구의 포수층이 두텁지 못합니다. 요즘 중학교 경기를 보면 포수들 기본기가 부족하단 생각을 많이 해요. 단지 도루 잘 잡는다고 고평가받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또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다소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소프트웨어’라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어깨가 좋고 타격이 좋은 포수’는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영리한 선수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과거엔 저도 생각지 못한 볼배합이나 센스를 보여주는 포수들이 종종 있었어요. 근래엔 스마트하게 플레이하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유능한 포수는 보기 드뭅니다. ‘이 포수 만나면 힘들다’는 인상을 주는 포수가 별로 없어요. 사실 신체적인 성장은 이끌어낼 여지가 있는데, 포수로서 경기를 넓게 보고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은 습득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부산 지역만 해도 그렇습니다. 중학교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을 보면 소위 말하는 ‘공격형 포수’가 많아요. 문제는 이 선수들의 타격 재능을 활용하려다 보니 1, 2학년 때 포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보내게 됩니다. 주로 1루수나 지명타자로 쓰게 되죠. 그러다 보면 포수로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어듭니다. 제대로 된 포수로 성장하려면 경험이 정말 중요한데도 말이죠. 한편으로는 한창 성장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한다는 생각 역시 들어요. 마치 프로 선수처럼 모든 면에서 완벽하길 기대하니까요. 반대로 생각하면 학생 선수들에게 부담 하나가 추가되는 셈이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포수를 보는 기준이 타격보단 수비 쪽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현역 시절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알리셨잖아요? 의외입니다(웃음).

포수는 캐칭이 첫번째입니다. 포수의 미트질 한 번은 같은 팀 투수의 그 날 경기 내용을 좌, 우 할 수 있어요. 그 다음은 볼 배합과 송구 능력이고요. 타격쪽에선 에버리지(타율)보단 타점 능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팀이 필요할 때 점수를 올려줄 수 있는 선수말이죠. 모든 포수에게 양의지를 투영해선 안됩니다.

"모든 포수에게 양의지, 강민호를 투영하지마라"

올해 고교 포수 중에 인상적인 선수를 꼽는다면 누가 있을까요.

다른 팀 선수 얘기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지만(웃음). 경남고 전의산 선수는 프로에서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선수예요. 최근 대구고와 연습경기에서 본 현원회도 방망이와 센스가 제법 인상적이었어요.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부산고 소속인 안환수와 박성재도 주목할 만한 포수입니다. 특히 안환수는 볼배합이나 투수와의 커뮤니케이션, 경기를 아우르는 능력이 좋아요. 그게 포수의 가장 기본이거든요.

포수 외 다른 포지션에도 자랑하고 싶은 선수가 많을 것 같은데요(웃음).

이를테면 에이스 한승주라던가. 승주를 벌써 3년째 보고 있는데, 볼 때마다 놀라곤 합니다. 정말 멘탈이 좋은 선수예요. 야구에 대한 열정도 남다른 선수고요. 재미있는 스토리가 하나 있습니다. 승주가 올해 주말리그 경남고전 즈음에 타구에 맞아 해당 부위가 퉁퉁 부은 적이 있어요. 저 또한, 가슴이 덜컥했죠(웃음).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 걱정이 앞섰습니다. 일단 몸조리 잘하고 무기한 휴식을 지시했는데, 경기 전날 제게 전화를 걸어온거에요.

무슨 내용이었습니까.

다음 경기엔 무조건 던지겠다는 겁니다. 의사 선생님도 '괜찮다고 했다’며 막무가내로 등판하겠다고 우기더군요.

승부욕이 대단하네요.

(흐믓해하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사이 중학교 운동장에 가서 혼자 공을 던졌다고 해요. 혹시라도 제가 못 나가게 할까봐 그랬다는건데(웃음). 그때 알았죠. 아, 이 친구는 ‘책임감이 정말 강하구나’ ‘자존심이 있구나’하는걸요. 등판 준비 과정만 봐도 그래요. 자기 루틴을 한번도 빼먹지 않고 정확하게 지킵니다. 시간적인 면에서 투수가 야수보다 여유가 있는 게 사실인데, 그 시간을 절대 허투루 보내는 법이 없어요. 정말 성실합니다.

스카우트 사이에선 예전 KIA타이거즈 윤석민을 보는 것 같단 평가도 나옵니다.

야구는 결국 멘탈 싸움이잖아요. 승주는 좋은 멘탈은 물론이고 제구력까지 갖췄어요. 그런 점에선 윤석민과 비슷한 점이 많죠. 타자와 싸울 줄도 알고, 슬라이더는 더 좋아요.

부산고, '강호' 경남고를 무너뜨리다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이라 그런지,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라이벌 경남고를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했는데요. 감회가 남다를 듯합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많은 이가 경남고를 부산 지역 최강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멤버도 워낙 강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올 시즌은 어떻습니까. 다른 학교가 부산고를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부산고와 경남고는 대학으로 치면 연세대와 고려대 같은 관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학창시절엔 경남고와 붙으면 말 그대로 죽을 각오로 덤볐어요. 그런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고, 아마 경남고도 같을 겁니다. 그런 라이벌 관계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올 시즌 부산고 상승세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제 부산고 감독을 맡은지 3년째입니다. 지금 3학년들은 1학년 때부터 기본기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연습량도 꾸준히 유지해 왔고요. 그 사이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저부터 선수들까지 모두 달라졌습니다. 지도자와 선수들이 서스럼없이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잘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저도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선수들에게 터놓고 얘기하고요.

감독님, 잘못이요?

저라고 완벽할 수 있겠습니까(웃음). 저 역시 어떤 상황에서 올바르지 못한 결정을 내렸다거나, 승부치기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거나 하면 학생들에게 먼저 얘기를 꺼냅니다. ‘내가 그때 좀 흥분한 것 같다’고 웃으며 얘기할 때도 있고, 제 감정을 털어놓기도 하고요.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단 모든 걸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려 하는 편입니다. 사실 이긴 경기보다는 진 경기에서 배울 때가 많아요. 지고 나선 반드시 경기를 복기해야 합니다. 그 첫 주자가 저인셈이죠.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그간지도자생활을하면서늘그렇게 해왔습니다. 제가 (3루에서) 잘못 돌렸을 때는 바로 사과하고, 제 입으로 먼저 얘기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습관이 됐습니다.

경기 때마다 항상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감독님의 지도철학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선수들에게 종종 이런 얘길 합니다. “너희들 다 프로에 가는 게 꿈이겠지만, 모두가 프로에 갈 순 없다”라고요. 전 선수들 ‘인생의 종착역’이 프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프로가 궁극적인 목표가 돼선 안 됩니다. 프로에 간다고 해도 언젠가는 유니폼을 벗는 날이 오잖아요. 또 설령 프로에 가지 못하더라도 야구를 통해 인내심, 예의, 배려, 희생정신을 배울 수 있거든요. 그걸 깨닫고 실천한다면 어딜 가도 인정받는 어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프로에 간다고 해서 다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건 아니에요. 대학에 가서 새로운 길로 갈 수도 있고, 얼마든지 다른 방면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길고 짧은 건 가봐야 압니다. 프로에 가는 것도 시작이고,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분야로 가는 것도 시작이에요. 야구를 통해 배운 걸 교훈삼아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거죠. 당장 눈 앞의 결과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멀리 볼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야구를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 같습니다.

간혹 선수나 부모님들을 보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모든 선수가 1, 2학년 때부터 바로 두각을 나타내고 게임에 나가는 건 아니거든요. 일찍 앞서가는 선수가 있으면, 나중에 두각을 나타내는 대기만성형 선수도 있는 법이잖아요. 내가 부족하다 싶으면 계속 노력하고 매달려야죠. 그게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인정을 받는 법인데, 요즘은 다들 너무 성급해요.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아이가 인내하고 노력해서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대로 야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니까요.

베이스볼코리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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