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연장 10회 결승타 기회 왔을 때 'MVP될까' 기대했죠"(종합) 

1차전 끝내기·4차전 연장 결승타…지난해 KS 부진 씻고 가장 빛난 별(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9년 가을 무대, 경기 후반 오재일(33·두산 베어스)의 배트가 움직이면 두산 응원석이 들썩였다.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며 화려하게 서막을 연 오재일은 2019년 프로야구 마지막 경기가 된 KS 4차전에서도 연장전에서 결승 2루타를 쳤다. 오재일은 2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끝난 키움 히어로즈와의 KS에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생애 첫 KS MVP에 오른 그는 부상으로 3천800만원 상당의 고급 세단을 받았다. 오재일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69표 중 36표를 받았다. 주전 포수 박세혁도 26표를 받았지만, 오재일의 화력이 더 강렬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오재일은 18타수 6안타(타율 0.333), 1홈런, 6타점을 올렸다. 마지막까지 오재일의 배트는 불을 뿜었다. 두산은 26일 KS 4차전에서 9-8로 앞서가다, 9회 말 2사 후 나온 허경민의 실책 탓에 9-9 동점을 허용했다. 키움 마운드에서는 전날 선발 등판한 제이크 브리검이 투혼의 역투를 펼쳤다. 두산으로서는 자칫 흐름을 상대에게 내줄 수 있는 위기였다. 연장 10회 초 선두타자 오재원의 2루타를 치고, 정진호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기회를 잡았지만, 정수빈이 삼진으로 물러나 다시 앞서갈 기회도 놓치는 듯했다. 그러나 오재일은 오히려 더 자신감을 느꼈다. 그는 경기 뒤 "동점, 연장에서 2사 3루 상황이 부담스럽긴 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적시타를 치면 MVP를 받지 않을까. 정말 내가 MVP를 받을 운명인가'라고 아주 잠깐 생각했다"라며 "바로 정신을 차리고 타석에서 집중했다. 결승타를 치고 난 뒤에는 'MVP를 받을 수도 있겠다'라고 기분 좋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상상은 현실이 됐다. 이번 가을 오재일은 누구보다 뛰어난 해결사였다. 그는 MVP를 떠올린 순간에 적시타를 쳤고, 실제로 MVP에 올랐다. 오재일은 2사 3루에서 브리검의 초구를 받아쳐 우익수 쪽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2루타를 쳤다. 오재일에게 통타당한 브리검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이 다시 '4전 전승'의 꿈을 키운 순간이었다. 오재일은 김재환의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우승을 확신한 듯, 포효했고 실제로 두산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KS 정상에 올랐다. 시리즈를 돌아보면 1차전, 오재일의 마지막 타석이 정말 중요했다. 오재일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1차전에서 6-6으로 맞선 9회 말 1사 만루에서 상대 마무리 오주원의 초구를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3년 전인 2016년 10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S 1차전 연장 11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오재일은 개인 두 번째 KS 끝내기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 끝내기를 기록한 최초 사례다.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기분 좋게 KS를 출발한 두산은 4경기 만에 KS를 끝냈다. 지난해 오재일은 SK 와이번스와의 KS에서 16타수 2안타(타율 0.125)에 그쳤다. 특유의 장타는 단 한 개도 없었다. 두산은 SK에 패했고, 쓸쓸하게 가을 무대를 마쳤다. 올해는 달랐다. 오재일이 중요할 때마다 타점을 올렸고, 두산은 2019 통합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오재일은 "지난해에 정말 너무 힘들었다. 올해 20일 동안 KS를 준비하며 작년 생각을 많이 했다"며 "두산에 와서 3번째 KS 우승(2015, 2016, 2019년)을 하는데 올해가 가장 기분 좋다"라고 밝게 웃었다. jiks79@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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