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떼지 못한 키움 현수막, 프리미어12 그대로 진행

2019 프리미어12 경기를 하루 앞둔 고척돔 모습. 여전히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달아 놓은 키움 선수단 등번호와 이름이 들어간 현수막이 자리하고 있다. 고척

“어차피 떼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철거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KS)가 종료된 지 일주일이 지났고 곧 콘서트 등 이벤트 장소로 쓰이지만 키움 선수단 현수막이 대회를 하루 앞둔 5일에도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다. 결국 이 상태로 고척돔에서 국제대회 프리미어12가 진행된다.

어차피 사라질 현수막이다. 지난해에도 키움은 고척돔에서 열리는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올해와 같은 현수막을 설치했다. 그리고 각종 콘서트와 시상식이 열리기에 앞서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번에도 당초 계획은 프리미어12 이전에 현수막을 철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KS가 종료 후 이틀 만에 대표팀이 고척돔에서 훈련에 임했고 지난 1일과 2일 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을 치르면서 철거가 무산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5일 “업체에 문의하니 현수막 철거를 위해선 3일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크레인이 고척돔에 들어와서 철거해야 한다. 어차피 떼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덧붙여 “사실상 KS가 고척돔에서 열리면서 현수막을 철거할 수 없게 됐다. 어쩔 수 없이 이번 프리미어12는 현수막을 남겨 둔 채 치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척돔은 당초 국제대회 유치도 고려하며 건설됐다. 서울시는 고척돔에 프로구단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비시즌에 국제대회를 여는 것도 계산에 넣었다. 때문에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로부터 꾸준히 그라운드 상태 검사도 받는다. 고척돔은 잔디와 흙, 그리고 마운드까지 검사에서 늘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프리미어12에선 옥에 티를 남겼다. “IS YOUR COUNTRY READY?”라는 프리미어12 구호 위에 2019시즌 키움 선수단의 등번호와 이름이 고스란히 걸려있다. 이미 키움을 떠난 장정석과 허문회의 이름도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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