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ANTHEME_dhcvz718
홈 > 커뮤니티 > 스포츠뉴스
스포츠뉴스

'서울대 20학번' 김라경 "女야구 편견 깨고…꽃길 개척할게요"

보헤미안 0 837 0 0
서울대학교 합격한 여자야구 국가대표 에이스 김라경. 지난달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한 카페에서 진행한 스포츠서울과 신년인터뷰에서 자신이 야구에 입문한 첫 소속팀 계룡시 리틀야구단 시절 입은 등번호 29 유니폼을 들어올리며 포즈를 하고 있다. 남양주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에이스 김라경(20)은 새해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20학번 신입생이 된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2년 계룡시 리틀야구단을 통해 야구에 입문한 그는 천재적인 재능과 남다른 노력으로 불모지로 불린 국내 여자 야구 개척자 구실을 했다. 남자 선수와 어우러져 훈련하며 편견과 마주했고 외로운 길을 걸었지만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꿋꿋이 버텨냈다. 투·타에서 재능이 돋보였다. 중학교 시절부터 마운드에서 시속 100㎞ 이상 공을 던졌다. 이후 최고 시속 113㎞를 찍었는데 세계 여자야구 최고 수준이 시속 120㎞대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중3이던 지난 2015년엔 장충리틀야구장에서 여자 선수 최초 홈런을 터뜨리며 주목받았다. 그해 최연소 국가대표에 뽑힌 그는 현재까지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서울대 새내기로 변신한 그는 여자 야구 생태계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한 카페에서 본지와 신년인터뷰에 응한 그는 “대학에 가서도 여자라고 물러서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야구를 하겠다”며 “훗날 야구를 넘어 여자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5세 때부터 산타 선물 ‘야구 점퍼’ 원했죠
야구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그는 “집에 있는 앨범을 보니 신기하게 5세 때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도 산타 할아버지에게 야구 점퍼를 받고 싶다고 했다더라. 잠재의식에 야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의 친오빠는 한화 출신인 김병근(27)이다. 오빠의 영향을 받았다기엔 일곱 살 터울이다. 스스로 이상하리만큼 야구에 끌렸는데, 초등학교 시절 부모에게 “야구를 시켜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부모는 아들에 이어 딸까지 운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김라경은 “계속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하니까 부모께서 ‘오빠가 프로에 가면 시켜준다’고 했다. 실제 오빠가 한화에 입단했고 대전으로 이사했다. 난 인근 계룡시에서 야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모는 딸이 일찍 그만둘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딸이 끈질기게 야구에 매달리자 두 손을 들었다.

그렇게 그토록 원한 야구 선수 길을 걷게 됐다. 물론 꽃길은 아니었다. 여자 야구 저변이 턱없이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리틀야구 규정상 중1까지만 뛸 수 있었다. 남자 동료는 야구부가 있는 여러 중학교에 진학하는데 여자인 난 갈 곳이 없었다.(여자야구는 중·고교팀이 없다) 계룡시에 남아 ‘아기 코치’로 불리면서 어린 친구를 지도하며 기량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그 시기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야구 그만둘까?”라는 말도 했단다. 그러다가 리틀연맹에서 여자 선수는 중3까지 뛰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김라경법’이라고도 불린다. 그는 “규정이 바뀐 뒤 야구하는 여자 선수가 조금씩 생겨나더라. 내가 겪은 어려운 과정을 후배는 겪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했다.
 

야구 여자국가대표팀과 소프트볼 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린 지난 2016년 2월4일 고척스카이돔. 김라경이 야구대표팀 선발투수로 나서 역투하고 있다.


◇전교 100등→서울대 합격까지
그런 그가 서울대 꿈을 품게 된 건 중3 시절인 2015년 고척 스카이돔 개장 경기로 여자 야구대표팀과 서울대가 맞붙었을 때다. 그는 “서울대 선수들이 공부와 야구를 병행하면서 대학리그를 소화하더라. 얘기를 들어보면서 (여자라는 편견 없이) 동등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무조건 서울대를 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간절함이 열정을 이긴다’고 했던가. 동호인 팀인 서울 후라야구단에서 활약하며 대표 생활을 한 그는 본격적으로 공부와 야구를 병행했다. 하루 3~4시간 쪽잠을 자면서 주간에 기술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 온라인 강의를 비롯해 교재를 외우고 또 외웠다. 그는 “원래 전교 250명 중 100등 정도 했다. 공부에 습관이 들여지면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반 1등을 했고, 이후 전교 10위권 안으로 들어가더라”고 했다.

정신적 지주이자 특급 도우미는 오빠였다. 그는 “내 인생엔 늘 오빠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리틀 야구 시절에도 훈련부터 생활까지 남자 선수와 지내는 데 현실적 조언을 들었다. 큰 도움이 됐다”며 “대학 진학 과정에서도 훈련장부터 독서실 등 모든 일정을 픽업해주고 나를 위해 희생해줬다”고 말했다. 김라경은 그렇게 서울대 수시모집에 지원했고 지난달 9일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합격자 명단을 확인했다. 그는 “너무 떨려서 오빠가 대신 확인해줬다. 오빠가 (혼자 보고) 다가오더니 나를 안아주더라”며 당시 기억에 눈시울을 붉혔다.
 

중,고교시절 야구일기를 들여다보는 김라경. 김용일기자


◇일기에 적어둔 초심 그대로…“여성 스포츠 전문 행정가 꿈”
중학교 시절부터 빼곡히 적은 ‘야구 일기’ 3권을 들고나왔다. 대학 생활을 앞두고도 늘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 하나로 평소 일기장을 열어본단다. 그가 공개한 일기장 일부엔 당시 익힌 기술적 요소 뿐 아니라 감정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담겨 있다. 중3 시절인 지난 2016년 8월3일 ‘D-30 (기장)세계여자야구월드컵’을 주제로 한 글엔 ‘월드컵 그날을 상상한다. 대중 앞에 부끄럽지 않게 서겠다고…할 땐 힘들고 하기 싫지만 땀에 흠뻑 젖은 옷을 보면 희열을 느낀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라고 적었다. 고3 시절 미국월드컵을 앞둔 2018년 2월6일엔 ‘가르쳐주는 사람 생각해서 모든 것을 흡수해버리자. 금붕어가 되면 안 된다. 스플리터로 일본을 무너뜨리자’ 등 당돌한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이 기록들은 모두 자산이다. 그는 “여러 후배가 내게 조언을 구한다. 연락을 자주한다”며 “서울대에서 대학리그를 뛴다면 여자 선수로는 또 처음이다. 운동에서 여자라고 배려받지 않겠다는 게 철학과 같은데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수든 내야수든 주어진 포지션에서 정교함을 입혀 동등하게 경쟁하고 싶다. 그리고 후배에게 또다른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일본리그 등 여자 야구 시스템이 갖춰진 곳을 경험하고 싶다. 학업에도 열중하면서 훗날 탁상행정이 아닌 진정으로 여자 선수 운동환경을 개선할 행정가가 되는 게 최종적인 꿈”이라고 웃었다. 20학번 새내기이자 여자 야구 개척자인 김라경이 진정한 꽃길을 열기 위한 인생 제2막을 시작하고자 한다.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온라인카지노 커뮤니티 일등!! 온카 https://onca888.com


온카888 

온카 


0 Comments
제목

  메뉴
  고레벨 회원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