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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개혁이 무색한 롯데의 실책쇼, 꼴찌 굴욕 벌써 잊었나?

모스코스 0 262 0 0

지켜보는 게 괴로울 정도였다.

KBO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여전히 '비몽사몽'이다.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가진 청백전에서 눈을 의심케 하는 플레이를 연발하면서 우려도 나온다. 단순히 한 경기에서의 난조라고 보기 어려운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이날 경기는 '실책쇼'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백팀 선발 투수로 나선 아드리안 샘슨은 이날 3이닝 동안 10안타 8실점을 했다. 앞서 뛰어난 구위, 제구를 펼쳤으나 이날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하지 못했다. 샘슨의 공도 문제였지만, 기대 이하의 수비에 시선이 고정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질인 안방마님들의 포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샘슨은 결국 뭇매를 맞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엔 더그아웃에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 모습이 이날 TV중계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경기 후반부엔 양팀 모두 집중력 저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놓치는가 하면, 내야수들이 중계플레이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고 볼을 흘려 추가 진루를 허용하는 등 아쉬운 장면을 연발했다.

백보 양보하면 '청백전'의 무게감을 들 만하다. 승패를 놓고 싸우는 상대가 아닌, 함께 호흡하는 동료들과 경기 하면 자연스레 마음이 느슨해질 수 있다. 투수들은 타자들의 부상 위험 탓에 몸쪽 제구를 꺼리고, 타자들은 정작 상대해야 할 상대 투수의 공을 보지 못한다는 게 단점. 때문에 감각을 유지하는 것 외에 남는 게 없고, 오히려 부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청백전 무용론'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 개막이 연기되자 각 팀 사령탑들이 컨디션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청백전 일정을 짜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다. 롯데는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이날까지 10회 가량의 청백전을 치렀다. 워낙 많은 청백전을 치러온 터라 긴장감이 풀어지는 것은 불가항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청백전이라도 '기본'이 실종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프링캠프부터 현재까지 두 달 넘게 훈련과 실전을 반복해왔다. 이럼에도 약속된 팀 플레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실책의 원인인 집중력 저하 역시 청백전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21일부터 팀간 연습경기가 시작되면 리그 개막은 초읽기에 돌입한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주전 경쟁의 결말을 기다려야 할 시점이다. 경쟁 의식이 최고조에 달해도 모자랄 판국에 나사 풀린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은 프로의 자격을 의심케 할 만하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취임 후부터 선수단에 "스스로를 위해 야구를 하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팀의 일원이 아닌, 스스로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는 플레이를 펼쳐야 팀의 성공 뿐만 아니라 개인의 발전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허 감독의 철학 속에 롯데는 호주 캠프부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몸을 만들었다. 개인 일정에 따라 훈련 방법,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팀 훈련 시간도 크게 줄였다. 베테랑, 신예를 막론하고 이구동성으로 "내가 할 것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현재, 리그 개막이 임박한 상황에서 치러진 청백전에서 드러난 플레이는 롯데가 아직 바뀌지 않았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허 감독의 철학이 선수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의구심도 든다.

롯데는 올 시즌 약체로 꼽힌다. 지난해 꼴찌 추락의 굴욕이 생생하다. 전반기 종료 직후 단장-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놨지만, 후반기에도 맥없이 고개를 떨구며 시즌을 마감했다. 성민규 단장 체제로 전환한 뒤 획기적인 시스템 전환과 스토브리그에서의 적극적인 행보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라운드 바깥의 결과물일 뿐, '성적'이라는 검증 단계가 남아 있다. 이럼에도 또다시 실패를 반복한다면, 감독-단장-대표이사가 줄줄이 떠났던 지난해 이상의 후폭풍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

프로의 세계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결과로 향하는 첫 발도 떼지 않은 지금의 롯데에겐 그 누구보다 절박함이 요구된다. 선수단 전체가 곱씝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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