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급반전됐다" KBO 리그 덮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쇼크

[일간스포츠 배중현]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무관중으로 시즌을 시작한 프로야구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감염자 추이가 수그러들면서 유관중 진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상황이 순식간에 악화했다.

코로나19가 2차 확산 조짐을 보인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지난 6일 관련 첫 환자가 나온 이후 닷새 동안 최소 9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과 경기도는 물론이고 인천, 충북, 부산에 이어 제주도까지 감염자가 나오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가족이나 지인을 통한 2차 감염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클럽을 방문한 뒤 보건 당국에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만 2000명 가까이 돼 확산 범위를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관심이 쏠린 등교도 밀렸다. 등교는 프로야구 유관중 진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분류됐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기 시작했다는 건 프로야구도 관중을 받을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폭제였다.

흐름은 좋았다. 지난 3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방역으로 전환됐다. 생활방역은 일생 생활을 바탕으로 하는 방역을 의미해 그동안 문을 닫았던 체육시설과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시설이 속속 개장했다. 지난 5일부터 사흘 연속 전국 감염자가 5명 미만으로 확인됐고 이마저도 대부분 지역사회 감염이 아닌 해외 유입 사례였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잦아들면서 개학 논의가 시작됐다.

5일 프로야구는 무관중으로 정규시즌 문을 열었다. 3월 28일 개막 예정이었던 걸 고려하면 한 달 이상 일정이 밀린 '지각 개막'이었다. 관중은 없지만, 현장에선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철저하게 외부인과 선수의 동선을 분리했고 취재진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코칭스태프 및 선수 접촉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프로야구 현장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노출되지 않았다. 유관중 경기를 시작한 대만의 사례처럼 KBO 리그도 관중을 입장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런데 이태원발 쇼크가 터졌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1일 오후 “학생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고3 학생의 등교를 5월 20일로 일주일 연기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3일 고3을 시작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의 등교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려던 계획이 각각 일주일씩 미뤄지게 됐다.

프로야구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됐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갑자기 이태원 관련 사고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라) 긍정적으로 얘기가 되고 있었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안정화가 된 뒤 논의가 돼야 할 것 같다"며 "일단 일주일 정도 두고 봐야 할 할 것 같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